[코로나, 뉴노멀이 온다] ‘무엇을’ 팔지 고민말고 ‘어떻게’ 팔지 고민하라
[코로나, 뉴노멀이 온다] ‘무엇을’ 팔지 고민말고 ‘어떻게’ 팔지 고민하라
  • 강나리
  • 승인 2021.01.1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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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유통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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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쇼핑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실시간 인터넷 방송과 쇼핑이 결합된 ‘라이브 커머스’가 새로운 유통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대구백화점이 진행한 라이브 커머스에서 담당자들이 여성의류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대구백화점 제공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통가의 최대 화두는 온라인 시장·언택트(비대면) 소비의 확대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온라인 영역 확장에 집중해온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종식 후에도 비대면 유통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유통 매장의 약세는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이미 예견돼 왔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이 채널의 몰락을 더욱 앞당겼다. 하지만 오프라인 시장의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소비 생활의 축이 온라인 시장으로 전환되더라도 상품의 가치를 적절히 알리고 이를 구매로 연결하는 유통업의 본질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비대면 쇼핑 환경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면 ‘무엇을’ 판매할 것인지보다 ‘어떻게’ 판매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프라인 유통업 쇠퇴일로
 

코로나가 앞당긴 변화
백화점 등 오프라인 시장 ‘악화일로’
홈플러스 대구점·롯데마트 칠성점 폐점
온라인 시장은 ‘전례없는 활황’ 누려
인터넷 쇼핑·배달시장 규모 46조 돌파

오프라인 리테일(소매 유통업)의 위기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유통업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변하는 추세 속에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온라인·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명암은 더욱 극명히 엇갈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오프라인 유통산업이 쇠퇴일로를 걷는 반면 온라인 유통시장은 전례 없는 활황을 누리고 있다. 편리함을 무기로 유통시장을 점령한 이커머스는 최근 고급화 전략까지 펼치며 시장을 잠식하는 모습이다.

대구·경북지역 유통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지난해 2월부터 지역사회에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서 유통업계 지형 변화에 속도가 붙었다. 위기에 몰린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수익성이 없는 매장을 정리하거나 리뉴얼하는 등 과감한 체질 개선을 시도하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구의 첫 대형마트였던 홈플러스 대구점이 매각된 데 이어 롯데마트 칠성점은 개점 3년여 만에 폐점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오프라인 유통업의 전반적인 불황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어려움이 겹치면서 사업 환경이 불확실해진 데 따른 결정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의 위기와 달리 지난해 상반기 인터넷 쇼핑과 홈쇼핑, 배달 판매 등의 무점포소매 규모는 46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갔다. 중소기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무점포소매 판매액은 1년 전보다 19% 가량 치솟았다.

대구에선 대형마트 배달 수요가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SSG닷컴(신세계 통합 쇼핑몰) 중 이마트몰 대구지역의 배달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30% 신장했다.

배달 판매와 인터넷 쇼핑 등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비대면 산업인 데다,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더욱 주목받으며 상반기 증가 폭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내려지고 재택근무 등이 확대되면서,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물건을 살 수 있는 무점포소매의 인기가 치솟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고객과 직접 대면해야 하는 백화점이나 전문소매점 등은 판매액이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백화점 판매액은 12조9천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4% 줄었고 전문소매점은 61조1천억원으로 10.3% 감소했다. 해외 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면세점 판매액도 37.1%나 급감했다.

이 밖에도 대형마트에 직접 방문해 음식을 맛보거나 상태를 살펴보는 것은 고전적인 장보기 기법으로 밀려나고 있다. 화장품이나 의류는 물론, 직접 보고 구매하던 명품이나 가구까지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추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통시장의 영업도 비대면 방식으로 변했다. 지난해 대구 와룡시장과 신매시장, 경북 문경중앙시장과 울진 바지게시장 등이 지역 특색에 맞는 온라인 판매·배송 등 마케팅을 시도해 관심을 모았다.

◇‘라이브 커머스’로 돌파구 찾는 유통업계

라이브 커머스 가파른 성장세
인터넷 방송과 쇼핑 결합된 형태
소비자-진행자 실시간 소통 장점
몰입감 높고 바로 모바일 주문도
지역 백화점들 앞다퉈 뛰어들어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언택트 쇼핑 문화를 이끌어가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디지털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일명 ‘라방’으로 불리는 모바일 라이브 스트리밍이 활성화되면서 라이브 커머스는 새로운 유통 채널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을 뜻하는 ‘라이브’와 전자상거래를 의미하는 ‘이커머스’가 합쳐진 용어다. 실시간 인터넷 방송과 쇼핑이 결합된 형태다. 홈쇼핑과 비슷하지만 채팅 창 댓글을 통해 소비자와 진행자 간 실시간 소통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유통 채널로 평가된다. 소비자가 직접 휴대전화로 방송을 시청하기 때문에 몰입감이 높고 모바일 주문까지 곧바로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라이브 커머스 트렌드에 발맞춰 네이버는 ‘쇼핑라이브’를,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쇼핑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현대 등 주요 백화점부터 각종 패션·뷰티 브랜드까지 쇼핑 라이브를 통해 고객 잡기에 한창이다.

대구지역 백화점이 라이브 커머스에 적극 뛰어들며 변화를 꾀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구백화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백화점 매장 제품을 온라인 방송으로 소개하고 고객과 실시간 소통하는 한편,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 쇼핑하는 느낌까지 더해 침체된 매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아울렛 율하점은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SNS 라이브 방송 42회, 네이버 N 쇼핑 라이브 6회 등 모두 48회의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해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3월 온라인 매출은 2월 대비 80% 증가했으며 10월 매출은 라이브커머스를 처음 시작한 3월 대비 220% 늘었다.

대구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와 플랫폼업계, 이커머스업계, 배달업계가 앞다퉈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며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단순히 온라인 시장에 뛰어드는 데 그치지 않고, ‘빨리 변해야 살아남는다’는 자세로 급변하는 온라인 시장 흐름에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뉴노멀 시대 유통산업의 미래

새시대 맞는 새 전략을
오프라인 중요성 무시할 수 없어
온라인 시장과 균형발전이 과제
브랜드 스토리 구축 등 노력해야

지난해 12월 열린 ‘제8회 유통산업주간’에서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마케팅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유통산업의 변화를 적어도 5년 정도 앞당겼다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소비자들은 한 번 편한 것을 경험하면 그 전으로 돌아가지 않는 심리가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온라인으로 대거 유입된 소비자들은 그런 현상을 보일 것”이라며 “온라인 시장에선 그동안 기회가 적었던 명품과 신선식품 분야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온라인 식품 소비가 늘어나는 가운데 누가 우위를 가져갈지가 중요 포인트이며, 신선함을 유지하면서 브랜드 스토리를 어떻게 구축해 가느냐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전체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균형 발전이 중요해 보인다. 오프라인 시장은 오프라인만의 장점을 잘 살려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실제 오프라인 매장은 구매보다는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직접 본 뒤 온라인에서 주문하거나, 온라인에서 산 물건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만 하는 소비 패턴이 자리잡으면서다.

황 교수는 “온라인 시장이 성장해도 분명 오프라인 시장의 영역이 절반을 넘는다. 또 온라인 기반으로 하는 유통업체가 오프라인에 진출하는 사례만 봐도 오프라인 시장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며 “전체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과의 교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경험에 대한 갈망은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오프라인 업체들은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 소비자가 변했다는 것과 오프라인에선 새로운 경험이 요구된다는 것, 또 이에 따른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라며 “매장은 고객이 브랜드를 알아갈 수 있는 교육의 도구로 삼고, 상품에 대한 경험을 축적시키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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