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불어난 마스크 업체, 경영난 신음
코로나로 불어난 마스크 업체, 경영난 신음
  • 곽동훈
  • 승인 2021.01.1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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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만 50여곳 새로 진출
중국산 저가 공세·과잉 경쟁
그 많던 수출상담 전화도 끊겨
공장 가동률 20~50%에 그쳐
신생 소규모 업체 폐업 내몰려
힘겹게 쌓은 공급망 붕괴 우려
공장기계
13일 대구 성서공단 내에 위치한 한 마스크 업체의 생산 기계들이 멈춰 서 있다. 업체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최근 지역 마스크 업체 생산 가동률은 20%대로 알려져 있다. 경영난 또한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공급망 붕괴를 막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대응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곽동훈기자
마스크 사업 진출을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타개하고자 했던 대구지역 마스크 기업들이 중국산 저가 마스크 공습으로 가격 경쟁력 등에 밀리면서 최근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 마스크 대란 사태 이후 힘겹게 쌓아올린 공급망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업체 우선 구매제 도입 등 정부와 지자체의 적절한 대응이 시급해 보인다.

코로나19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2월, 대한민국은 마스크 품귀로 사회적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후 계속된 바이러스 확산으로 산업 경기는 꽁꽁 얼어붙었다. 기업들은 기존 사업체 영위가 어려워지면서 업종 전환에 이르렀고, 그렇게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대구지역에 생긴 마스크 업체만 50여개에 이른다. 기존 업체는 3~4개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전국 마스크 업체 수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창궐 이후인 2~11월에 생긴 전국 마스크 업체 수(보건용·수입·수술용)는 1천여 개로 집계됐다. 이전 대비 약 400%가량 증가한 수치로 알려졌다. 보건용 마스크 제조업체는 121개에서 394개로 225.6% 늘었고, 수입 업체는 26개에서 38개로 증가했다. 수술용 마스크(덴탈)의 경우 제조업체가 26개에서 119개로 357.7% 늘었고, 수입업체도 47개에서 53개로 증가했다.

이처럼 마스크 업종 내 과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력이 탄탄하지 않은 신생 업체나 소규모 업체는 판로를 찾지 못하거나 원가를 맞추지 못해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다음주면 설립 인가가 최종 승인되는 것으로 알려진 대구마스크산업협동조합(이사장 김희진)에 따르면, 지역의 경우 지난해 3월 이후 생긴 업체 50여곳의 공장 가동률은 최근 20~50%대인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내수의 포화상태를 해외 수출로 이겨내려 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김 이사장은 “작년 3월 정부가 마스크 대란을 막기 위해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하고 이후에는 마스크 수출을 중단하는 정책 내놨다”며 “같은 기간 지역 업체들에게 걸려왔던 수많은 해외 수출상담 전화는 최근까지도 뚝 끊긴 상태다. 해외 수요가 당시에도 수출을 허용했던 중국 업체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것이다.

정부는 예비 생산 및 수요에 대한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출 금지는 5월까지 지속됐고, 국내 마스크재고량은 10억 장을 훌쩍 돌파했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것이다.

이렇다 보니 마스크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여기에다 국내 제품 가격 대비 20% 수준의 중국 저가 마스크들의 공습이 시작됐다. KF94의 경우 온라인상 작년 2월 개당 4천156원에서 3월 4천525원까지 치솟았으나 7월에는 1천54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1월 현재 개당 300~600원 평균선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마스크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면 힘겹게 쌓아놓은 생산 공급망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만약 ‘3차 팬데믹’이 오면 지난해와 같은 마스크 부족 현상이 또 다시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정부와 지자체 중심으로 지역 업체 제품 우선 구매제 등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최근 구미소방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미지역 소규모 마스크 제조업체들의 마스크 4만7천장을 구입했다.

곽동훈기자 kwa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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