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디자인 기행] 6차산업에 부는 농업 디자인 바람... 쪼매난 농장을 전국구 브랜드로 만드는 ‘성장 엔진’
[일상 속 디자인 기행] 6차산업에 부는 농업 디자인 바람... 쪼매난 농장을 전국구 브랜드로 만드는 ‘성장 엔진’
  • 류지희
  • 승인 2021.01.14 21: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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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대행 지고 자가유통 뜬다
작목 재배~판매까지 원스톱
라이브 커머스로 판로 확대
소비자와 소통·신뢰감 형성
 
생산가공판매
생산 가공 판매가 함께 이뤄지는 농업 현장이기에 오늘날 농업에는 브랜드 개발과 마케팅 전략이 필수가 되고 있다.
 

농촌이 변화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농사를 짓는 젊은 농부들이 늘어나고, 싱싱하고 품질 좋은 농산품은 귀한 선물이 된다. 농사만 짓던 조용한 마을에는 볼거리가 생기고 활력이 돈다. 무릇 농촌의 삶이란 멀리서 보았을 때는 느긋해 보일지라도 가까이에서의 모습은 도시보다 더 부지런하고 생기롭다. 이른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해 늦은 저녁이면 일과를 마무리 짓는다. 그만큼 한 걸음씩은 더 부지런히 앞서가는 열정이 없다면 쉽지 않은 일이 농사이다.
 

청년농부협동조합원
경남 거창군에서 사과, 밀가루, 아스파라거스 재배 및 축산 등을 하고 있는 청년농부협동조합원들이 컨설팅에 참여하고 있다.

얼마 전, 필자는 충청북도와 경상남도의 농가로 출장을 다녀왔다. 2021년 청년농업인 지원 사업에 관한 일환으로 브랜드 마케팅 디자인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증평군의 양봉농원과 돼지 농가를 비롯해 거창군의 청년 농부 조합 등 모두 각 분야에서 뚝심 있게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젊은 농업인들이었다. 이들 중, 귀농한지 4~5년 된 청년농부 A씨는 도시에서의 젊은 감각과 업력을 활용하여 농가상품을 직접 제배하고 레시피 상품을 개발한다. 그뿐만 아니라, 바쁜 와중에도 직접 제품을 촬영하고 편집하여 이미지를 만들고, 네이버 스토어팜을 운영하며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농가체험장
거창의 농가체험장. 천혜자연이 한눈에 펼쳐지는 멋진 풍경을 담은 인테리어 디자인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이제 농업인들도 온라인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이니까요.”라고 모두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농부들은 직접 페이스북과 블로그,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품 및 브랜드 스토리와 이벤트 소식을 전한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유통시장에 큰 타격을 받으면서 각종 온라인 플랫폼과 라이브 방송을 통한 유통 판로로 완전히 뛰어들었다. 소상공인들이 경제난 속에서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맛 좋은 로컬푸드의 진정성을 직접 전하기 위함이다. 농작물을 재배하고 포장하는 모습들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댓글로 피드백과 상품주문을 주고받는다. 1인 미디어 콘텐츠를 자체 제작 공유하고, 차별화된 감성의 소포장디자인 전략으로 고객층의 니즈와 소비심리를 자극한다. 소비자와의 직간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보다 친근하고 명확하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신뢰감을 형성해가고자 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제 마케팅 디자인의 개념은 제품 판매 수단을 넘어섰다.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고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혁신이라는 인식과 중요성이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광고 대행, 판매 대행 등 ‘대신 행하는 시대’를 넘어 제조자가 직접 홍보하고 판매하는 ‘자가 유통 시장’이 열렸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오프라인 판로만 생각하던 보수적인 농촌의 유통 판로를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이 커지고 있다. 농민들 스스로가 브랜드 경쟁력을 위한 인식개선 교육과 관련 지원 사업들에 적극 참여하고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이에 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 농촌, 축산 분야 법령 제 개정 및 예산 확보로 2021년부터 새롭게 실시되는 사업과 제도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누구나 살고 싶은 농촌환경 조성, 지역 푸드 플랜의 성공적 기획개발, 농산물 도매유통 온라인 거래 확대, 스마트팜 혁신기술 고도화 및 브랜드 마케팅 연구개발’ 등이다. 기술개발, 디자인, 마케팅 분야의 융합으로 농업의 6차 혁신사업을 추진 예정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로 하여금 농촌에 가고 싶고, 우리 농산물을 먹고 싶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는 변화하는 농촌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농업 디자인’이 있다. 농업을 위한 소셜 디자인은 단순히 제품 포장을 예쁘게 바꾸고 판매하는 것만이 아니다. 농촌지역 주거 환경 개선 및 문화공간 조성을 비롯해 농산품 판매 마케팅, 농촌 관광상품 디자인, 농촌 문화체험 등 다양한 형태의 농촌 활성화 사업으로 이어진다.

 

빛나는 현장 우수 사례
건축가 도움 받아 공간 재구성
비닐 등 디자인 저해요소 제거
로컬 디자이너와 손 잡은 농부
브랜드 론칭, 감성·심미성 강조

상주시 왜남면 소은리에는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약 560년 수령의 감나무와 70년 역사의 곶감 건조장을 가지고 있는 전통 깊은 농장이 있다. 처음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쪼매난 곶감농원’으로 불렸던 평범한 이 농장은 디자인을 만나면서 환골탈태를 했다. 우연히 상주에 취재 갔던 디자인하우스 이영혜 대표의 도움으로 전문 디자인 리뉴얼을 한 것이다. 더불어 역사와 전통을 주제로 건축가 윤석민 대표가 감성적인 공간으로 재구성하였고, 농장주는 역시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적극적으로 함께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검은 비닐 등 디자인 저해요소 제거로 신축 없이 농장 이미지를 개선하였고 농장 이야기가 잡지 “행복이 가득한 집”에 소개된 후에는 연간 500여 명이 방문하는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기름브랜드-햇들애유
수채화 일러스트풍의 기름병 패키지디자인이 소비자의 구매감성을 자극한다. 출처: 텀블벅 홈페이지.

디자인, 가능성을 열어주다
‘보기 좋은 것’이 전부가 아냐
농업인에 아이디어 제공하고
농촌 활성화 등 큰 목표 제시

강원도 화천의 청년농부 ‘너래안’의 스토리도 있다. 너래안은 로컬디자인스튜디오 ‘춘천일기’와 함께 손을 잡고 브랜드 “해뜰애유”를 론칭했다. 해뜰애유는 강원도 화천의 햇살과 들판의 건강함, 그리고 농부의 정성과 사랑을 가득 담은 햇들기름으로, 강원도 사투리 “~했드래요”의 언어유희를 결합한 위트 있는 네이밍이다. 건강한 맛, 담백한 맛, 고소한 맛으로 구성된 해뜰애유는 수채화 일러스트풍의 트랜디하면서도 따뜻한 시골 감성이 느껴지는 패키지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기존에 비슷비슷 기름병 용기와는 달리 부엌에 진열해놓고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오브제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선물용으로도 호응이 좋다. 텀블벅 펀딩을 통해 농장에서 직접 키우는 작물로 만든 농부 캘린더와 농부 마그넷 등 귀엽고 아기자기한 ‘농부 굿즈’도 잇따라 판매하고 있다.

농촌에 부는 새로운 바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촌 지역민들과 소상공인들에게 디자인 접목의 필요성과 유효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농업계의 새로운 재생과 발전에는 디자인적 싱킹(Design Thinking)이 확고부동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농업의 6차 산업(1차 산업×2차 산업×3차 산업=6차 산업)화에 디자인의 접목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디자인의 역할은 단지 기업의 판매 수익을 높이는 예쁘고 잘 팔리는 브랜드 경영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더 큰 가치는 농업인들이 창의적 재배기술과 디자인 경영을 통해 철저히 자신만의 농법을 구사하도록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는 것에 있다. 예컨데, 감자 농사를 짓는 농부에게 선진 사례를 보여주면서, ‘어떤 차별화된 농법으로 나만의 우수한 감자를 생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즉, 농부(기술자)와 디자이너의 협업시스템으로써 함께 만들어나가고 발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농업계에 부는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의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도 반갑고 기대가 된다.

 
류지희<디자이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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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네 2021-01-15 10:42:51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법이니 구매 욕구 및 감성을 자극하는 패키지디자인이야 말로 최고입니다

도창종 2021-01-15 07:28:17
농촌에 부는 요즘디자인 ~~~기대가 됩니다. 늘 좋은 기사에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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