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백서(白書)의 출간을 고(告)하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백서(白書)의 출간을 고(告)하며
  • 승인 2021.01.1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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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대경영상의학과 원장
대구광역시 의사회는 최근 코로나19 백서(白書)를 출간했다. 보통 백서(白書)는 정치, 외교, 경제 등 여러 분야에 대하여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여 그 내용을 알리기 위하여 만든 보고서를 뜻하니, 그 현상이 끝나가거나 마친 시점에 쓰여 진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정치,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아직도 진행이므로 통상의 백서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이 시점에서 미완(?)의 코로나19 백서를 발간하는 것은 코로나19와의 전쟁 최전선에서 직접 보고 느꼈던 의료 전문가들의 목소리와 현장 상황을 정부와 국민들, 그리고 전 세계인들에게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알림으로써 코로나19 및 다가올 신종 감염병 대응 지침 수립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2020년 2월 18일 시작된 대구시의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라는 미지의 전염병을 맞아 의료 붕괴와 봉쇄를 반복한 중국이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과 달리 한국은, 아니 대구는 이 위기를 훌륭하게 극복하여 K-방역을 넘어선 D-방역이라는 극찬을 얻었다. 의료선진국으로 자부하던 국가들도 힘없이 무너진 마당에 인구 250만의 작은 도시가 코로나19의 쓰나미를 이겨낸 D-방역의 비결이 무엇인지에 대해 세계적인 관심이 뜨거운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대구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 의료진의 헌신, 전 국민의 성원이 그 핵심 요인임은 누구나 다 아는 주지의 사실이지만, 그 뒤에는 드러나지 않은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다. 이 백서는 그것들에 대한 세세한 기록과 평가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역사상 유래 없는 의료재난 사태를 맞아 모든 역량을 방역에만 집중하다보니 역사적 사건들이 변변한 기록 하나 없이 없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역사적 사실의 기록, 평가와 반성이 미래에 다가올지 모르는 또 다른 재난 사태의 예방책임을 잊지 않은 대구시의사회는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기 시작한 3월 중반부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백서 발간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편집위원을 뽑아 백서 발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방역 활동 중 틈틈이 사진과 자료를 챙기고 매일의 진행 상황을 꼼꼼히 기록해 두었으나, 막상 집필 과정에 들어가자 난관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자료의 양이 너무 방대하고 내용이 상충되는 것도 적지 않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으나, 출간사로 선정된 한국애드(대표 박은경)의 전폭적인 지원과 편집위원들의 열정으로 결국 백서는 빛을 보게 되었다.

백서의 구석구석에 흥미로운 내용이 많지만, 그중 세 가지 정도 눈여겨 볼만한 것이 있다.

첫째, 백서는 D-방역 성공의 핵심 요인이 생활치료센터와 전화자원봉사 두 가지라고 명확하게 결론 내리고 있다. 백서는 그 두 가지에 대하여 전반적인 설명을 자세히 기술하고,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치료시설인 생활치료센터가 탄생하기까지 쉽지 않았던 과정 및 생활치료센터를 만들고 시스템이 정착될 때까지 기여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전화상담을 맡아 입원대기중인 확진자들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공헌한 200여명의 자원봉사 의사들의 이야기까지 상세히 실었다.

두 번째로 특징적인 것은 '코로나19, 19가지 이야기'이다. 코로나19 방역의 과정 중에 있었던 신변잡기적인 에피소드 19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다. 여타 다른 백서에는 없고 알려지지 않았던, 그러나 꼭 기억하고픈 여러 가지 뒷이야기들을 다소 가벼운 필체로 정리하여 두었다.

세 번째, 백서를 찬찬히 읽다보면 수많은 코로나19 방역에 헌신한 수많은 사람들 중에 유독 한사람의 역할이 눈에 띈다. 영남대학교 의과대학의 이경수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그는 생활치료센터의 탄생에 큰 기여를 하였고, 코로나19 방역의 컨트롤 센터의 중핵으로 이번 D-방역의 키워드이다. 마땅히 치하 받아야 할 공적은 대구시 의료진 모두에게로 돌리고, 책정되어 있던 대구시청 파견 수당조차도 자원봉사라며 거부한 그의 열정이 백서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백서는 코로나19 사태의 진행과 D-방역의 내용을 자세히 기록하고 그 성과를 평가한 후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끝 맺는다

"이 책은 대구시를 덮친 미증유의 의료 재난 극복의 역사서이며 동시에 자기 성찰의 기록으로, 대구시 의사 회원들의 뜻을 모아 만든 징비록(懲毖錄)이다. '징비(懲毖)'란 '내가 징계해서 후환을 경계한다.(予其懲而毖後患)'는 뜻이니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여 미래를 대비한다는 서예 유성룡(西厓 柳成龍) 선생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우리는 D-방역의 성과에 만족하여 안주하는 안이함을 경계해야 한다. 부족함을 다시 되돌아보고 세밀하게 보완하여 미래에 닥쳐올지 모르는 또 다른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D-방역의 신화는 가슴속 깊은 곳에 자긍심으로 남겨두고 이제 다시 냉철한 이성으로 일어서야 할 때이다. 시민의 건강과 생명이 우리에게 달려 있음을 진중하게 상기하고, 조금의 오만도, 방심도 없이 담박(淡薄)하고 영정(寧靜)한 마음으로 미래에 대비하자."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는 그 날이 오더라도 끊임없이 돌아보고 반성하여 다시 미래를 대비해야 할 것을 대구시민들께 간곡히 당부드리며, 대구시의사회가 정성들여 만든 미완의 코로나19 백서(白書)의 출간을 고(告)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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