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별 전문경영인 체제 ‘비상경영’ 불가피
계열사별 전문경영인 체제 ‘비상경영’ 불가피
  • 김주오
  • 승인 2021.01.1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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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법정 구속-삼성 3년만에 다시 ‘총수 부재’
측근 정현호 사장 구심점 전망
대규모 투자 등 의사결정 차질
글로벌 시장 경쟁력 약화 예상
이재용실형-흔들리는삼성깃발
침통한 삼성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모습.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다시 수감되면서 삼성은 ‘총수 부재’에 따른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2018년 2월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로 이 부회장과 계열사 CEO들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며 ‘뉴삼성’으로 발전을 꾀하던 시점에 또 다시 총수 부재라는, 삼성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했다.

삼성은 2017년 2월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됐을 당시 총수 중심 경영 체제에서 계열사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일단 이 부회장이 다시 구속되면서 삼성은 한동안 계열사별 각개전투 체제로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의 핵심 측근인 정현호 사장이 이끄는 사업지원 TF가 총수 구속으로 어수선한 그룹 전반을 조율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사업지원 TF에 대한 일각의 시선이 곱지 않은 탓에, 적극적으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과 재계에서는 컨트롤타워 조직도 없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또다시 구속되면서 그룹 전반에 걸친 핵심 사안을 결정하기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일상적인 경영은 CEO선에서 가능하지만, 대규모 투자 결정 등 굵직한 의사 결정은 결국 총수의 영역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2017년 2월 구속되기 전까지 매주 열리던 그룹 사장단 회의는 구속 후 중단됐다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되기 3개월 전에 자동차 전장업체 미국 하만을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삼성은 굵직한 인수·합병(M&A)이 실종된 상태다.

이건희 회장이 차명계좌 관련 특검 수사에 책임을 지고 2008년 4월에 회장직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을 때도 위기를 맞았다는 게 삼성 측 의견이다.

이 회장이 2010년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할 때까지 삼성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가동했지만 그 사이 미래 사업인 ‘5대 신수종 사업’ 선정이 늦어지며 결과적으로 일부 분야에서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 인사 등은 총수와 전문경영인이 함께 머리를 맞대 논의·결정하는데 총수가 구속되면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이 부회장이 이전에 구속됐던 기간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고 이 부회장이 명실상부한 총수로서 홀로서기, 미래 신사업 확대 등 ‘뉴삼성’으로 변화에 주력하던 중 구속되며 그룹 전체의 동력 저하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 부회장뿐만 아니라 삼성 핵심 임원들이 국정농단 사건에 더해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 노조 와해 의혹 사건 등으로 수년간 수사·재판을 거듭하고 일부는 구속됐다.

이런 상황에 코로나19, 미중 무역갈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겹쳐 이미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한데, 이 부회장이 또다시 구속되며 삼성은 치명상을 입게 됐다는 분위기다.

선고에 앞서 재계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집행유예로 선처가 필요하다는 탄원 의견이 잇달았으나 이날 재구속으로 무위에 그쳤다.

김주오기자 k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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