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명령은 ‘야권단일화’다
국민의 명령은 ‘야권단일화’다
  • 승인 2021.01.1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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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남 객원논설위원·시인
제1야당의 이름이 ‘국민의힘’이다. 그런데 국민의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 너무 나약하다. 오죽하면 국민이 도리어 힘이 되어 주고 싶어 할까? 4·15 총선 이후 거대여권(180석)의 의회독재가 거침없이 자행된 탓이다. 공수처법, 5·18특별법, 대북전단살포금지법, 기업 죄기 3법을 야당을 제치고 날치기 처리했다. 토론도 없고, 소수의 의견도 무시한 일방적 다수결은 민주주의가 아닌 파쇼주의에 가깝다. 언필칭 ‘의회독재’가 아니고 무엇이랴.

“아뿔싸! 여권에 너무 많은 표를 줬구나” 국민들의 뼈아픈 자성의 소리다. 그 결과 문재인대통령에 대한 80%가까운 지지율이 30%대로 내려앉았다. 그래도 민주당은 반성기미가 없다. 무엇이든 ‘쪽수’로 밀어붙인다. 부끄러움도 없다. 국회의장이라도 이 폭주를 멈추게 했어야 했다. 하지만 모두가 몽유병이라도 걸린 것일까? 동화책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 바다로 걸어 들어가는 소년의 행렬 같다. 과유불급(過猶不及), 도가 지나쳤다. 파시즘의 산물인 히틀러정권, 자유당정권, 유신정권, 전두환정권 모두 선출된 정권의 독재로 무너졌지 않은가.

공고했던 문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대가 쑤욱 빠져나갔다. 온건진보층, 여성층, 중도층이 등을 돌렸다는 증좌이기도 하다. 특히 절대지지층이었던 2~30대 청년층 상당수가 ‘공정성’을 잃은 문재인 정권에 등을 돌렸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행스럽다. 나락에 떨어져가는 민주주의를 건질 수 있는 한 가닥 희망의 빛이 보여서다. 이 절실한 민심의 엄중함을 ‘국민의힘’이 받쳐 주어야 한다. 여권은 이번 보궐선거에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을 게 뻔하다. 3차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도 전에 ‘전 국민 4차재난지원금’지불을 들고 나올 정도다. 이쯤 되면 ‘힘’당은 야권단일화를 통한 백병전도 불사해야 한다. 그런데 이 판국에 김종인위원장이 나서서 “자당 후보 운운”하면 어쩔 셈인가.

야권에 바란다. 대권도전의 ‘ㄷ’자도 내밀지 않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30%가까운 지지율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정권창출은 뒷전이고, 알량한 금배지 유지에 올인하는 슬픈 군상들보다 100배 낫다. 그의 불의에 굴하지 않는 꿋꿋함에 감동한 결과다. 더구나 현 시국이 어떤가? 국난(國難)이 따로 없다. 나라가 멈춰 섰다. 대역병(코로나19)으로 거리가 한산하다. 장례식 행렬처럼 줄지어 걸어가는 마스크행렬. 영세자영업자들의 눈물과 한숨이, 문 닫은 점포들이 눈물겹다. 민생이 도탄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적인 ‘K방역’하면서 자랑했건만 누적 확진자가 6만명을 넘고, 사망자마저 1천명이 넘었다. 더구나 코로나백신 하나 제때 들여오지 못했다. 하물며 세계 10위권 이내 경제강국이면서도 선진국의 백신접종을 구경하는 처지다. 문재인정부가 참 나쁘다. 작년 신천지교회 집단감염 때는 교주처벌, 구상권행사 등 난리법석을 떨었다. 그런데 정부기관인 서울동부구치소에 1천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정부의 책임이 아닌가. 응당 책임자인 추미애법무부장관이 고개 숙여 사죄해야 맞다. 고작 SNS에 “송구하다” 한 마디로 때워서야 될 말인가. 후안무치(厚顔無恥)다. 그리고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국민은 분노한다.

정권을 심판하는 것이 선거가 아닌가. 4월7일 보궐선거가 중요하다. 당락의 결과에 따라 대선판도와 정치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로 1년 후면 대통령선거다. 민주당은 연속집권, 야당은 정권교체를 기치로 걸고 있다. 여권은 입법, 행정은 물론 사법, 다수언론까지 장악한 터라 느긋하다. ‘국민의힘’은 103석을 가지고도 여론조사 5%를 넘는 대선후보가 1명도 없다. 당장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의석 3석에 불과한 ‘국민의당’ 안철수대표에게도 10%이상 뒤진다. 제대로 이름값을 못한다는 비판여론이 들끓을 만도 하다. 자업자득이다.

이번 보궐선거의 핫이슈는 ‘야권 단일화’다. 역대선거에서 분열과 단일화가 승리의 열쇠였다. YS-DJ분열로 노태우 승리, 이회창-이인제 분열로 DJP연합 김대중 승리,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로 노무현 승리가 그 사례다. 그런데 서울시장선거에서 과연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국민의힘’이 욕심을 내려놓느냐가 관건이다. 야권분열로 패배한 지난 4·15총선 결과를 반면교사삼아야 한다. 진정한 승자는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이다. 승패의 가름은 공정하고 투명한 ‘경선 룰’에 달려 있다. 문재인정부의 최대실책인 ‘내로남불식 공정(公正)’을 답습한다면 필패다. 안철수대표 역시 여론지지도가 높다고 해서 자기주장만 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념해야 한다. 특히 ‘힘’당은 김위원장의 ‘삼자구도(여1, 야2) 승리’주장에 매몰되면 대사(大事)를 그르친다. 민심이 천심이다. 그 어떤 꼼수도 부리지 마라. ‘야권단일화’가 국민의 명령이고 승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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