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by St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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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1.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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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bystep
 
열린 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문을 열기만 했을 뿐인데 빛은 허락도 없이 들어온다, 벽에도 바닥에도. 벽은 공간을 만든다. 그리고 그것의 존재를 알리는 것은 바로 빛이 존재함으로 가능해진다. 빛은 공간에 그림자를 만들고 질감을 부여하고, 사물을 인지할 수 있게 한다. 공간은 빛과 함께 시간을 만들어 내고, 차갑고 딱딱한 콘크리트의 사각 벽면과 바닥은 빛의 반사로 인하여 다양한 허상의 새로운 색의 공간이 된다. 가상의 공간과 현실의 공간을 넘나들게 만든다. 문을 닫는 순간 이 모든 것은 사라진다. ‘빛이 만들어 낸 공간’, 거부할 수도 숨길 수도 없이 드러난 공간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실존을 고민해본다.

나의 작업은 인간 인격체의 은유적 표현 방법으로 ‘공간’을 소재로 삼았다. ‘space’의 사전적 의미 중 ‘우주’라는 의미를 선택한 것이다. 공간 속으로 쏟아지는 빛은 꿈, 희망, 생명, 진리, 정의 등 모든 긍정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작품 속 계단은 출구이며 길이다. 위와 아래를 이어주는 수단인 계단. 그 계단은 빛을 향해 있다. 고대 신전의 계단들은 높은 곳, 하늘, 도달할 수 없는 곳을 염원하는 의미일 것이다. 곧 위대한 존재를 위한 의식의 장소에 오르는 하나의 공연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단순히 이동의 기능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의식의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러면 나는 어떤 의미의 계단을 오르고 있는가? 욕망의 계단일까, 염원의 계단일까. 나의 계단은 step by step의 의미다. 작품 속 계단은 빛을 향하여 step by step 나아가겠다는 나의 의지의 표현이다.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멈추지도 않고, 포기하지도 말고. 나의 작품을 통해 계단을 step by step 걸어 빛을 향해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 공유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순-작가
김순 작가
※ 김순 작가는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봉산문화회관 개인전과 대구문화예술회관 ‘팬데믹&대구’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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