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시대, 주식시장만을 바라보면 대한민국은 희망적이다. IT와 자동차 기술을 모두 가진 국가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유일하다. 반도체산업은 슈퍼사이클을 맞이하고 있고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글로벌 기업과 제휴하며 전기차, 수소차의 미래를 선도적으로 열어가고 있으며 중후장대 산업도 혹독한 구조조정을 끝내고 2차전지, 태양광, 풍력 등 새로운 분야로 진출했다. 불과 10년도 안 되어서 한국증시는 중후장대 중심에서 바이오 2차전지 비메모리 등 신사업 중심으로 변신하였고, 산업 재편이 이렇게 빨리 이루어진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한국기업은 장인정신이나 옛것을 보전하는 힘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새로운 것을 빠르게 추진하는 힘은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2021년 자본시장 핵심 키워드는 <경제활동 정상화>라 생각한다. 올해부터 백신 접종과 더불어 경기 부양책 축소를 주식시장은 점차 반영해 갈 것이다. 백신과 부양책은 양립하기 어렵고 둘 중 하나가 강하면 하나가 약화 되는 관계이다. 백신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다면 집단면역이 이뤄지게 되고 부양책의 필요성은 점차 줄어든다. 성난 파도가 지나면 결국 예전의 잔잔한 물결이 이는 것처럼, 지금까지의 어려움도 그 힘이 다하는 때가 찾아오게 마련이다. 2021년은 더 이상 컨택트 기업들의 경제적 피해보다는 회복되는 방향으로 가진 않을까? 사회 곳곳에서 경제 정상화로 가는 원년이 될 것이고 미래를 반영하는 주식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빠르게 경제가 회복될 경우 이를 대비하는 선제적 움직임이 필요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온 개인들의 주식투자 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2011~2019년 박스권 증시로 주식 비중을 지속적으로 축소했던 개인투자자의 귀환은 이제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부상했다. 저금리에 따른 대출 증가와 정부의 재난지원금, 해외여행 제한에 따른 해외여행지출 감소 등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은 주식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수급의 주체가 국내 개인투자자로 바뀌면서, 과거 대부분의 투자 수익이 외국인에게 편중됐던 것과는 달리 상장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열매를 국내 투자자가 공유하게 된 점은 바람직한 일이다.
반면에 나폴레옹이 전쟁터에서 발밑에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신기해 머리를 굽히는 순간 총알이 머리 위를 날아갔다고 하는 유래처럼 주식시장에서도 네잎클로버 같은 행운을 투자자들은 늘 경계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인간의 이기심에 의하여 세상만사에 대한 선행성을 가진다. 등수를 매기는 시합이 아니며 마라톤처럼 기나긴 자기와의 싸움이다. 결승선이 따로 있지 않으므로 순위도 없다. 두발로 혼자 서는 것이다. 경제 정상화로 가는 원년, 요행이 아닌 노력한 이들이 성과를 공유하는 건전한 투자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