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동면에서 깨어나 본격적으로 2021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KBO리그에서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시상식까지 종료된 후 찾아오는 12월과 1월, 두 달은 비활동기간이다. 이 기간 선수들이 구단의 단체 훈련을 소화하는 것은 금지된다. 코치진을 포함한 구단 차원의 훈련과 달리 자율적으로 진행되는 개인 훈련은 자유롭게 소화 가능하다. 지난해까지 선수들은 이 두 달간 개인훈련을 하거나, 자비를 들여 기온이 따뜻한 해외로 떠나 스프링캠프 전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리곤 했다. 이 기간 훈련을 소홀히 할 경우 2월부터 시작되는 전지훈련에서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로 인해 출입국자를 대상으로 2주간의 자가격리가 의무화되면서 국내 구단들의 연례행사인 해외 전지훈련이 전면 무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이번 겨울 KBO리그 선수들의 훈련 풍경에도 변화가 생겼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겨울 권오준, 오승환, 강민호, 구자욱 등 삼성의 주축 선수들은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앞서 일본, 대만 등지에서 일부 팀 내 젊은 선수들과 함께 전지훈련을 소화하기 위해 몸상태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해는 해외 출국이 무산되며 이런 선후배간의 끈끈한 의리를 엿볼 수 있던 풍경마저 자취를 감췄다. 해외행이 어려워졌지만 선수들은 휴식 대신 차선을 선택했다. 이들은 헬스장과 홈구장 등지에서 땀방울을 흘렸다.
가장 많은 선수들이 향한 곳은 시즌 중 매일 드나들었던 홈구장이다. 지난 두 달간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선 열댓명이, 경산 볼파크에선 20여 명의 선수들이 모여 자율적으로 캠프에 앞서 몸을 예열했다. 볼파크는 넓고 쾌적한 실내 훈련장을 갖춰 라이온즈파크보다 많은 선수들의 선택을 받았다. 김상수, 구자욱 등 일부 선수들은 헬스장에서 개인적으로 몸 만들기를 진행했다. FA로 삼성에 입단한 오재일 역시 올시즌부터 새로 홈구장으로 쓰게 될 라이온즈파크에서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다.
삼성은 1일부터 시작되는 동계훈련은 1·2군을 나눠 각각 경산 볼파크와 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한다. 1군 선수단은 다음달 16일까지 볼파크에서 훈련을 한 뒤 17일부터 라이온즈파크로 장소를 옮겨 실전훈련을 할 예정이다. 2군은 1군 일정과 교차해 라팍과 볼파크에서 훈련을 한다.
삼성구단 관계자는 “1군 캠프를 경산에서 먼저 시작할 정도로 볼파크 역시 라이온즈파크에 뒤지지 않는 설비를 갖춰 선수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동계훈련도 차질없게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아직 훈련 명단을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1일부터 진행되는 훈련에 2021 드래프트로 입단한 신인 선수들의 합류 여부가 관심의 대상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지난해 오키나와 캠프에서 “젊은 선수들은 프로의식 등 선수로서 갖춰야 할 소양과 기초 체력 다지기에 전념시킬 계획”이라며 “(신인 선수들이)기존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낸다는 보장도 없고 자극을 받아 오버페이스할 경우 부상을 초래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팀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난 시즌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낸 황동재, 허윤동, 김지찬, 이승민 등을 오키나와에 데려가지 않은 전례가 있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