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세대·집단 겨냥한 혐오 표현 범람
특정 세대·집단 겨냥한 혐오 표현 범람
  • 김수정
  • 승인 2021.02.0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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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마찰 5060에 “오륙남”
종교시설 향해 “지긋지긋”
전문가 “사태 종식 도움 안돼
비판·정책적 제재 필요하지만
확진 환자도 피해자로 여겨야”
“oo(세대)들은 그냥 어디다 모아둬야 해”, “XX에 다니는 사람들이 싫어요. 완전 바이러스 덩어리 같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하는 가운데, 방역과 관련한 특정 집단이나 확진 환자를 향한 혐오 표현 확산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는 세대, 지역, 종교 등에 대한 혐오의 형태가 시민들의 분노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으로 생계나 심리적 요소 등에 영향을 받는 시민들의 분노가 특정 집단을 향해 표출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러 집단을 향한 혐오 표현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속출했다.

지난해에는 대중교통,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방역 지침 위반과 관련한 사건 사고들이 잇따르면서 5060세대를 향한 혐오 표현이 등장해 문제가 됐다. 대중교통 등에서 마스크 미착용 등으로 다툼이 일어나는 영상들이 ‘지하철 오륙남(5060세대를 지칭)’, ‘역시 오륙남이 또’ 등 제목으로 각종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종교단체를 향한 혐오 분위기도 일었다. 지난해 2월 이후 신천지예수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서 비롯된 확산서부터 서울 사랑제일교회, 경북 BTJ열방센터, 대전 IEM국제학교 등에서 종교시설 관련 집단 감염 사례가 지속되면서 개신교 등을 향한 비난이 거세졌다. 최근 온라인상에는 “이제 주위에 교회 다니는 사람은 거른다”, “이젠 교회라는 단어만 나와도 지긋지긋하다” 등 누리꾼의 반응이 쏟아졌다.

한국인사이트연구소의 ‘코로나19와 혐오의 팬데믹’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성소수자, 종교인 등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상 혐오 발언이 증가하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5월 동안 △인종차별 187만 건 △성소수자 혐오 43만 건 △종교 혐오 9만 건 △지역 혐오 6만 건 등이 파악됐다.

사회학 전문가는 특정 집단과 확진 환자를 향한 혐오를 줄이는 등 성숙한 사회 분위기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지역 한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와 관련해 특정 집단을 향한 혐오 표현과 근거 없는 비난은 긍정적인 사회 분위기 형성이나 코로나19 종식을 이끄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방역 지침 위반에 대한 비판과 강력한 정책적 제재는 가하되, 확진 환자를 환자로 또 같은 피해자로 여기는 성숙한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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