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소개에 앞서 먼저 나는 유 소녀 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회화장르 하나에 매진 해 오면서 인물의 비구상화를 꾸준히 구현해 보려고 했다. 그간 작업한 작품을 들여다보면 나의 타고난 성품에서 많은 것이 기인한다고 보여진다. 그동안 회화작업의 긴 여정에서 나는 내면에 투영되는 인물의 표정과 사물을 평면적으로 추상적으로 시각화하려는 심리적 경향에서 출발한 것 같다. 아마 인물과 사물의 표현에서 내면과 표면. 즉 안과 밖 그 경계점에서 곧장 걸어 다녔지 않아나 싶다.
첫째, 자연물에 대한 시각화는 보이는 표면과 그 이면의 경계 부분에서 내면에 투영되는 선을 순수함 그 자체로 무념무상으로 평소 길들여진 붓의 손놀림으로 선의 유희를 즐기며 표출하고 있다. 이것은 색과 선의 단순화로 나타난다.
둘째, 인물의 표현에서는 각기 다른 인물의 표정 즉 캐리커처적인 개성을 직관적으로 단숨에 찾아 선으로 표현하면서 어떤 대상 인물의 심리적 내면은 거부한다. 단 현재 원초적 보이는 표정에서 가장 평면적으로 단순화해서 표현 해 오고 있다. 그곳에는 어떠한 우리의 희로애락이 담겨지지 않는다. 그런 표정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공통된 분모. 그 내면에 깔려 있는 그 무엇일 수 있다. 그래서 다수의 인물의 표정은 있는 듯 없는 듯 무념의 표정으로 일관 한다.
셋째, 인물의 표정에서 주로 머리카락을 통해 내면의 아이러니를 표현하려 했다. 수시로 변화하는 인간의 마음과 끝없는 자연계의 무아의 성질을 선의 유희로 표현하려 했. 인간의 내면은 풀숲과 같아서 도저히 알 수가 없는 곳이므로 무념무상으로 겉으로 보이는 직관의 세계를 머리카락이라는 사물과 연계 해 무수한 선으로 만다라의 저 세상을 표현해 보려고 한다 할까? 시시각각 변화하는 저 자연과 더불어 오늘도 숲 속 작업실에서 선의 유희를 캔버스에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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