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흰 잘 있어요” “그래, 보고싶지만 올핸 오지마라”
“저흰 잘 있어요” “그래, 보고싶지만 올핸 오지마라”
  • 김병태
  • 승인 2021.02.0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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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어르신 영상통화 지원 ‘호응’
운동선수 등 이동 자제 영상 게시
연휴기간 세배·명절음식 전달
의성안부편지동영상제작
의성군이 설 명정을 앞두고 어르신들이 대도시에 나가 있는 자식들에게 영상편지를 보내고 있다. 영상편지에는 코로나 19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고향방문을 자제하라는 내용이다.
“마카다 집에 가마이 있어래이(모두 집에 가만히 있어라)”

지난 추석, 어르신들이 자녀들에게 보낸 영상편지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의성에 이번에는 응원이 담긴 영상편지가 날아들고 있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재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설을 맞아 의성에 가족이나 지인을 둔 이들이 안부를 전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다. 영상편지는 한국뿐만 아니라 국내외에서도 날아들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타오(37)씨의 부모는 딸과 사위에게 그리운 마음을 담은 영상을 보냈고,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점곡면 출신의 김정훈(32)씨도 고향의 부모님께 잘 지낸다는 안부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의성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소방서 등 유관기관도 동참했다. 의성경찰서는 “사랑하는 가족이 보고 싶은 애틋한 마음 크실 것으로 알지만, 조금만 더 미뤄주셨으면 한다”며 “저희가 지역사회와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안심하시고 설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의성군 이선희 홍보소통담당관은 “지난달 15일부터 SNS를 통해 출향인들에게 ‘고향방문을 자제하고, 안부영상 편지를 보내달라’는 공지 글을 올렸으며, 영상을 보내겠다는 답이 1천여 명에게서 돌아왔다”고 말했다.

군은 양궁 국가대표인 장혜진 선수와 의성군청씨름단 박정우 선수, 중국 함양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혜연씨 등이 참여한 동영상을 제작해 공식 유튜브인 ‘의성TV’와 SNS에 게시하며 이동 자제 분위기를 유도할 계획이다.

영상편지를 받은 한 어르신들은 “그래, 마카다 집에 가마이 있어래이”라고 답하며 “보고싶지만 우야겠냐. 그래도 건강한기 최고지. 남사시러아서 아들한테 이런 말 당초 못해봤는데, 보고싶다 말도 해보고 하이 좋네”라고 전했다.

한편, 의성군은 설에 내려오지 못하는 자녀들의 걱정을 덜고 어르신들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홀몸 어르신 1천 여명에 대해 설 연휴동안 적극 돌봄을 실시한다. 연휴기간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 명절음식을 전달하고 세배도 드리며, 특히 자녀들이 보내온 영상편지를 보고 영상통화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이번 설 명절에도 그리운 얼굴들을 직접 만나기는 힘들겠지만, 많은 분들이 안부영상을 보며 용기를 내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셨으면 한다”며 “어르신들을 위해 응원영상편지를 보내주신 국내외 출향인들과 관내 유관기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의성=김병태기자 btki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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