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수준
우리의 수준
  • 승인 2021.02.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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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사회부장

국가채무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최근 여러가지 경제 관련 자료를 살펴보자. 가계부채증가율은 2018년 6.2%에서 2019년 4.9%로 줄어들었다가 2020년 8.3%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의 영향이다. 가계부채의 GDP 대비 비중은 2018년 91%에서 2020년 101.1%로 100%가 넘었다. 이는 G7 주요국가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미국 81.2%, 프랑스 65.8%, 일본 65.3%, 이탈리아 43.6% 등이다. 국가채무비율은 한국이 가장 낮은 43.9%다. 일본이 가장 높은 257.2%, 이탈리아 163.8%, 프랑스 130.6%, 미국 127.2%, 독일 73.9%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싱가폴의 정부채무도 130.6%가 넘는다. 싱가폴의 가계채무는 56.6%다. 코로나 이후 싱가폴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정부채무가 가계채무보다 두배이상 늘어났다. 코로나라는 비상상황속에서 정상적인 국가는 가계채무보다 국가채무를 높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상황은 누군가 빚을 져야하는 상황인데 국가가 채무를 지지 않으면 가계가 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국가가 위험을 회피하고 개인이 빚을 감당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 청담동 거리의 명품가방 매장의 매출은 800%가 증가했고 압구정 로데오거리는 1천 400%증가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고소득 층은 오히려 지금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초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

정부채무가 많으면 외환위기가 온다는 보도가 많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공포마케팅으로 보고 있다. 국가부채는 외환위기 무관하다. 외환위기는 경상수지가 적자일때, 즉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적자일 때 생긴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가 몇년째 계속되고 있다. 외환위기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스페인은 정부채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상수지가 흑자일 때 외환위기가 왔다.
'통화유통속도'라는 것이 있다. 돈이 얼마나 빨리 도는지 보여주는 수치로 GDP를 전체 통화량으로 나눈 것이다.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민간 가계에 공급할 때 그 돈이 일년에 몇바퀴 도는지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돈이 안돈다. 시중에 돈을 풀어도 누군가의 금고로 들어가고 있다. 1980년대 통화유통속도는 3까지 갔으나 지난해 3분기 0.6으로 떨어져 일본의 0.5를 닮아 가고 있다. 정부국채를 발행하면 한국은행이 인수 의무를 진다. 국채발행시 이자를 주고 발행할 건지, 주지 않고 발행할 것인지는 금통위원들이 정하면 된다. 한국은행이 85조원을 무이자로 찍어 내면 국채이자 부담도 없다. 한국은행이 국채를 시중에 유통시키지 않고 저장했다가 자영업자 등 취약가정에 지원할 수 있다. 한 경제 전문가는 인플레이션이 안 생길 국채발행 규모를 85조원까지 예측했다. 이미 미국 등 G7 국가들이 이렇게 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렇게 하면 한국판 양적완화가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외환위기나 여러 경제위기에서 기업이나 은행에 지원하다고 하면 기재부가 아무말도 않고 어마어마하게 지원해 줬던 기억이 생생하다. 개인에 대한 지원은 안되고 기업에는 무한 지원하는 것은 신자유주의 세계관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국가별 ESG 신용영향점수를 발표했다. ESG 란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의 약어로, 기업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과 책임 수준을 분석해 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활동이 친환경, 사회적 책임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무디스는 기업을 평가하던 기준을 국가평가에 적용했다. 평가대상 144개 국중 우리나라는 사실상 독일하고 공동 1위로 나타났다. 최상위 11개 나라가운데 한국과 독일을 빼면 대부분 인구가 작은 나라기 때문이다.(뉴질랜드, 덴마크, 룩셈부르크, 맨섬, 싱가폴 등이 11개 나라).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의 등급이 2~3등급수준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 아닐까. 돈을 풀면 나라가 망한다는 과거의 이론에 매몰된 것은 아닐까. K방역을 경험하면서 선진국으로 동경하던 나라들이 얼마나 허술한 것인지 보았다. 우리의 수준에 맞는 정책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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