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인사청문회 계속 해야 하나?
이런 인사청문회 계속 해야 하나?
  • 승인 2021.02.1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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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 행정학 박사
대통령의 전속적 권한이지만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정책을 담당하게 될 고위공직자의 공직자로서의 도덕적 자질과 그가 맡을 공직을 수행해 나가는데 있어 적합한 업무능력이나 자질에 대해 국회가 검증하도록 함으로써, 대통령의 자의적인 인사권을 일정부분 견제하기 위해 도입된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지 20여년이 흘렀다.

그러나 그동안 실시된 수많은 인사청문회는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공직후보자의 가치관에 따른 정책 검증보다는 도덕성 검증을 통한 흠집 내기에 몰두하였다는 느낌이 강하다. 또한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여·야로의 위치가 바뀔 때마다 당리당략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였다. 그러나 현직 국회의원이 공직후보자가 되었을 때는 어떤 정권하에서도 단 한 번도 낙마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실제 인사청문회가 실시되고 난 이후 청문대상이 된 소위 우리사회의 한 부분에서 모범적으로 성공했다고 인정받는 공직후보자들의 삶 자체가 거의 대부분 불법은 아니더라도 온갖 탈법을 저지르지 않은 경우가 없었다는 사실에서 많은 국민들은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오죽하면 탄핵정국 속에 등장하여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권도 그들이 천명한 공직배제 5대 원칙을 실제 공직후보자 임명에서 거의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는 정직하고 착실하게 법을 잘 지키고 살아서는 결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인정받지 못하고, 고위공직 후보자도 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사회의 불평등 비판하며 사회정의를 부르짖으며 가장 깨끗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하던 인사들조차 그들이 막상 공직후보자가 되어 검증을 해 보면 그들이 비난했던 인사들과 똑같은 각종 편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 그들의 표리부동(表裏不同)을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사실 그동안 진행되고 있는 청문회를 보면 틀에 박힌 어떤 공식을 발견할 수 있다. 즉 후보자가 임명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가지 의혹이 나오게 되고, 후보자는 “모든 의혹은 사실이 아니고 청문회에서 해명될 것이다”라고 한다. 그러면서 후보자는 의도적으로 요구된 자료제출을 일정부분 누락시킨다. 그리고 청문회가 열리면 야당에서는 자료 미제출을 이유로 질책하고 여당은 후보자를 옹호하면서 시간을 끈다. 우여곡절 끝에 청문회가 시작되면 후보자는 “이번 기회가 제 인생을 한번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고 하면서, 불리한 질문 나오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건 제가 모르는 일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강한 질책이 제기되면 “제 삶이 그렇게 양심에 크게 반하면서 살아온 삶은 아니었다”라는 식으로 변명하거나 “백의종군 마음으로 개혁을 계속 완성하겠다” 이런 식으로 답변을 한다. 따라서 의혹은 풀리지 않고 청문회는 끝난다. 그러면 여당은 “후보자를 둘러싼 모든 의혹은 청문회에서 다 해명이 됐다”라고 이야기 하고 야당은 “해명된 것이 하나도 없어 청문보고서 채택 못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한다. 다만 현재 문 대통령의 장관 임명 방식은 지난해 21대 총선 이후 큰 변화가 생겼다. 즉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여당 단독으로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가능했던 20대 국회 때처럼 임명을 강행하기 위한 보고서 재송부 요청 등의 추가 절차가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즉 여당 단독으로도 보고서를 채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8일 정의용 외교부장관을 임명하면서 9일까지 야당의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모두 28명이 됐다.

인사청문회가 당리당략에 따라 후보자에 대해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여, 적격(適格)인지 부적격인지 여부를 설득력 있게 밝히지 못하며, 대통령 또한 청문회를 요식(要式) 절차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 속담에 ‘모르는 것이 약(藥)이다’라는 말과 같이 차라리 고위공직후보자의 부조리한 민낯을 보지 않고 그냥 열심히 살아 성공한 사람으로 치부하게 하는 것이 차라리 마음이 편할 것 같다면 아노미(Anomie)에 빠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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