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자유민주 만세운동’을 제창하며
‘3·1 자유민주 만세운동’을 제창하며
  • 승인 2021.02.16 20: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해남 객원논설위원·시인
3·1운동의 불길이 솟아 오른 지 어언 100년이 넘었다. 3·1운동은 일제의 국권침탈이 있은 후 9년 동안 억눌려왔던 민족의 감정이 활화산처럼 분출되었던 의거였다. 가슴에 숨겨 놓았던 태극기를 찾아내어 일제의 총칼 앞에 맨 손으로 저항했던 세계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었던 비폭력평화운동의 효시었다. 이 운동이 간디의 비폭력평화운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하니 얼마나 위대한 한민족의 웅거였던가. 지금도 나라걱정에 새벽 창문을 열면 선열들의 “대한독립만세”소리가 가슴 뭉클 와 닿는다.

100년 전에도 우리의 위정자들은 세계대세의 큰 변화를 읽지 못하고, 안으로는 개화와 척사로 편이 갈려 민족의 힘을 결집하지 못했다. 끝내 열강의 각축장이 되었고, 망국의 비운을 맞이해야 했다. 그런데 현재는 어떤가? 여기저기서 대외여건이 구한말과 같다는 걱정의 소리가 들린다. 게다가 국력의 통합은커녕 남북분단에 좌·우진영으로 나뉘어 우왕좌왕이다. 외교역량마저 신통치 않다. 이른바 섣부른 ‘친중노선’을 두고, 전통적인 동맹관계인 미국과의 관계가 삐거덕거리는 것 같다. 고도의 외교역량이 돌파구지만 빈번이 청와대와 국정원의 외교부 ‘패싱’ 보도가 흘러나올 정도로 외교안보라인이 취약하다. 또 나랏일을 그르칠 참인가.

3·1운동은 ‘자유민주운동’이다. 국민의 지배, 즉 민주공화국을 천명했다. 뚱딴지같은 좌·우 분열은 나라발전의 피 돌림을 막는 동맥경화증과 같다. 이승만대통령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씀이 귀에 쟁쟁한데 아직도 분열을 거듭할 뿐이다. 더구나 내 진영에서 한 것은 어떤 잘못이 있어도 용서하고, 상대진영만 나무란다. 도통 무엇이 정의고, 불의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치는 실종되고, 정의도 빛바랜 종이처럼 흐느적거린다. 국민통합을 바탕으로 힘을 쌓아도 강대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버거운데 극과 극으로 대립되는 분열의 나라. 한강의 기적을 이룬 국부(國富)는 겨울바람 지나간 자리처럼 횅하다. 여기다 코로나19라는 역병까지 나돌아 민심은 흉흉하고, 백성의 삶은 갈수록 피폐되어 간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라걱정이 태산이다.

나라의 리더는 대통령이다. 리더의 제일 중요한 덕목은 국론을 한 군데로 모으는 일이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무엇 하나 제대로 굴러가는 것이 없어 보인다. 대통령은 물론 집권여당, 야당 할 것 없이 국론 수습에 나서는 정치인을 찾아볼 수 없다. 우리 선열들은 나라가 어려우면 목숨도 초개 같이 버렸는데 이 땅의 정치인들은 통합의 길 하나 못 열어 거짓과 위선으로 국민을 호도하려 든다. 강토가 진흙탕이 되면 이를 걷어내기 위해 웃통이나 소매라도 걷어 올려야 한다. 그런데 모두가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서있으면 미래의 나라농사는 누가 짓는단 말인가.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쳐도 누구 하나 반성하는 이가 없다. 문정권은 청와대관련 수사를 두고 추미애법무부장관을 선두로 윤석열검찰총장을 찍어내느라 1년 가까운 국력을 소진했다. 더구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김명수대법원장마저 여권의 눈치를 볼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정의는 헌신짝처럼 되어버렸다. 불합리화한 것을 뜯어고치는 것이 ‘개혁’인데 그 사전적 의미는 어디로 가고 ‘자기편 유리’로 뜻이 굴절되었다. 정치가 실종되면 할 수 없이 국민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서울대 교수의 성명에서 국민이 일어서줄 것을 호소하고 있을까?

제2의 3·1운동이 필요하다. 이 운동은 “자유민주 만세운동”이다. 3·1운동이 일제의 혹독한 강압에 굴하지 않고, 조선의 자주독립과 세계평화의 대의를 세계만방에 선포했다면 이제 다수의석의 신독재로부터 자유민주와 공들여 쌓아올린 경제탑을 지키기 위해 나서야 할 차례다. ‘자유민주 운동’은 후손을 위한 만세운동이다. 그 어떤 과제보다도 우리 국민의 하나로 된 통합이 우선이다. 그리고 전직대통령을 비롯한 정치범들의 석방은 물론 정의가 진영논리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아야 한다.

제2의 3·1운동은 3·1운동 정신이 모든 사람의 자유와 평등의 선언이었고, 자유민주주의의 첫출발이었던 만큼 이 이념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발전의 터널을 뚫어야 하는 것이 우리들에게 부여된 사명이다. 100년 전 3·1운동을 상기해야 한다. 8천명 가까운 사망자, 1만6천여 명의 부상, 4만6천여 명의 체포 구금 등 역사의 아픔이 우리의 혈맥에 흐르고 있지 않은가. 풍전등화 같은 현재의 시국을 풀고, 나라의 토대를 굳건히 하기 위해서는 “자유민주 만세운동”을 통한 국론통합을 이루어내는 일이다. 이번 3·1절은 새로운 3·1운동의 200년을 시작하는 날이다. 이 뜻 깊은 날, 2·28학생운동의 메카인 대구에서 “자유민주 만세운동”이 점화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삼천리 방방곡곡에 들불처럼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해 본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