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뉴노멀을 선도하자
포스트코로나, 뉴노멀을 선도하자
  • 승인 2021.02.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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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 경북본부장
처음 겪고 모든 것이 바뀐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설 명절 연휴가 지나갔다. 낯선 풍경의 설 명절이었다.
연휴 동안에도 각 마을에는 외지 차와 분주했던 사람들의 왕래는 줄었다. 매년 반복되던 귀성길 교통체증을 앞세운 명절과 관련한 뉴스와 기사는 자취를 감췄다. 5인 이상 집합 금지 조치로 모든 상황과 여건이 작년 추석보다 더욱 제한된 명절을 온 국민이 보냈다.
예전과는 달라진 설 명절을 보내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명절 문화도 급격히 변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절 때마다 명절 스트레스, 명절 증후군 등으로 대표되는 고부간의 갈등, 성 불평등과 관련한 부정적인 기사는 매년 언론이 우려먹는 명절 단골 소재였다. 갈수록 과거의 방식은 현재의 문화와 괴리되고 있었지만, 옛부터 내려오던 방식이라는 이유로 바꾸는 것을 머뭇거리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한순간에 모든 것이 바뀌었고, 변화된 명절을 모두가 경험하게 됐다.
직계가족 만의 절제된 명절, 체면을 생각해 상다리 부러지도록 차렸던 음식이 사라진 명절은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접할 수 없던 모습이다.
설을 맞아 퇴계 이황 선생 종가의 설 차례 상이 화제가 되었다.
떡국, 북어포, 전, 과일, 술 5가지 음식으로만 차려진 상차림은 일반 가정집보다 더욱 간소했기 때문이다.
종가의 후손과 성균관 관계자는 "설 차례 상은 정성을 들이되 간소하게 차린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지 형식이 아니다"며 차례가 형식보다는 조상을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명확하면서 올바른 가르침이다.
농경 사회와 유교 사회에 적합했던 방식을 그대로 강요하기엔 사람들의 의식과 생활 방식은 너무나도 바뀌었다.
과거의 명절은 수확의 기쁨과 성과를 함께 나누며, 혈연이 기반이었던 경제 공동체를 재확인하고 유대를 다지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혈연 공동체에 대한 개념은 약해지고 대신 과거에는 없었던 개인주의와 성 평등과 같은 문화와 의식들이 현대 사회의 기본 전제가 되고 있다. 시대와 문화가 바뀌면 형식 또한 걸맞게 변화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제 우리나라도 백신 접종이 곧 시작된다. 2월부터 우선순위 대상자부터 접종을 시작해 7월에는 전 국민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 국민의 70%가 예방을 마치고 집단 면역이 형성되면 2021년은 코로나19가 종식되는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백신 접종과 집단 면역으로 코로나19의 위협에서 벗어난다면, 변해버린 모든 것이 예전의 방식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마도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이미 코로나19는 우리들의 일상을 상당 부분 변화시켰고,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만든 새로운 방식은 기존의 방식을 대체하면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사회는 온라인 관련 기술 발전과 함께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나아가 우리의 인식까지 바꾸어 놓았다.
실례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는 코로나19 전에도 가능했고 오히려 권장되던 방식이었다.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없는 온라인 회의는 대면 회의보다 효율적이나 회의 참석자들의 의전, 식사와 같은 회의 개최에 따른 부가적인 관례로 인해 자주 활용되지 못했다. 재택근무 또한 마찬가지다. 재택근무는 운영 방법에 따라 통근시간 절약, 사무실 운영비 절감 등 회사와 노동자 모두가 만족하는 방식이었지만 업무의 시작은 사무실 출근이라는 고정관념에 제대로 이용되지 못했다.
이제 코로나19가 사라지더라도 업무효율을 위해 널리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우리는 보이지 않는 생각의 틀에 갇혀 비효율적인 관례를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론이 있긴 하나, 유럽의 르네상스 문화는 15세기에 발생한 흑사병으로 인해 촉발 되었다. 흑사병으로 인해 당시 유럽 인구의 30% 이상이 희생되자 농민들의 노동력에 기반을 둔 장원제도가 흔들리고, 봉건 영주의 영향력도 쇠퇴하게 되었다.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던 교회와 신에 대한 믿음은 줄어들었다. 대신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고 인본주의가 널리 퍼지게 되면서 르네상스 문화의 시작점이 되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를 중세 유럽의 흑사병과 전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많은 것들이 예전과는 달라질 것은 분명하다. 지금의 위기가 현실과 맞지 않는 관습과 허례허식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바꿀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곧 다가올 새로운 시대에 맞게 제도와 형식을 지금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의 뉴노멀을 경북도가 앞장 서서 만들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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