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동 궁전맨션은
범어동 궁전맨션은
  • 승인 2021.02.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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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숙
범어 로타리와 범어 숲 부근에 있다

집 안엔 별로 크지 않은 연못이 있어

여름이면 우렁각시 되고 싶어 하는 연

한여름 대낮에 벌, 나비를 불러

관능경을 펼치는 환희불 같은 연

들꽃 폐차장에서 밤 내

별들이 빛 굴리는 소리 듣고 있는 연

이슬방울로 백팔염주를 꿰고 있는 연

곧 사라질 목숨, 이슬방울을

햇살에 한 번 더 빛나도록

소중히 떠받들고 있는 보살 같은 연

빗물로 맑은 술 익혀

나그네에게 쪼르르 술 한 잔 따라 줄줄 아는

이러한 가슴속 숨은 연꽃들과 동거하고 있으니

나도 어느새 연이 되어

실한 연심의 연밥 몇 개는 여물고 있겠지?

조금 더 젖으면 연향이 솔솔 입김을 불어

그 사람을 불러 세워줄 수 있을까?

내 가슴 연못에서

시름없이 노 젓고 싶어 하도록

◇정인숙=경산 자인 출생. 경북대 문리대 국어 국문학과 졸업. 경주 월성 중학교 전직 국어교사.1993년 계간지<시와시학>으로 신인상 수상. 시와시학시인회 회장역임. 현대불교문인협회 대구지회 회장 역임. 포엠토피아. 시마을 , 서부도서관, 청도도서관, 북부도서관 시강의. 지금 본리도서관, 대구문학아카데미 현대시 창작반 강의. 범물 시니어 복지회관에서 내 인생의 꽃에 대한 강의. 2019년 대구칼라풀축제에서 대구문인협회 주최로 정 숙 극본 ‘봄날은 간다1’ 시극공연. 만해 ‘님’ 시인 작품상 수상 시집<바람다비제>(10).대구시인 협회상 수상(15).경맥문학상(20).시집: 연인, 있어요(20)외 다수.

<해설> 연을 관찰하는 면면이 참 촘촘하다. 요즘 아파트 단지엔 정원을 많이 만든다 그 중앙쯤엔 대개가 연못 하나는 자리를 잡는다 그 자리의 주인 연, 연, 연들 그 모습을 보기 위한 걸음들 속에는 가끔 외로움도 똬리를 튼다. 사람이 사는 세상 속에서 나 홀로 그 연들 앞에 서는 날은…. -정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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