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리답] 원희룡 제주도지사 “공부·훈련 과정서 생긴 물음표, 느낌표로 만들어 가야”
[청문리답] 원희룡 제주도지사 “공부·훈련 과정서 생긴 물음표, 느낌표로 만들어 가야”
  • 채광순
  • 승인 2021.02.2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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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정해진 것 없어 기회
가능성-불안 모두 수용해야
열정과 용기로 이겨 나가길
원희룡-제주특별자치도-도지사
원희룡 제주지사는 “청년들은 공부 과정에서 알고자 하는 물음표를 던지고 그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이 묻고 리더가 답하다] 멘토 원희룡 제주지사 

지역 청년들에게 국내 여행 선호도 1위 지역을 물어보니 대부분의 청년들은 제주도를 손에 꼽았다. 구름 사이로 찬란한 태양이 떠오르는 하늘 길을 벗 삼아 2021년 청문리답의 첫 인터뷰를 위해 낭만과 힐링의 섬 제주도로 향한다. 대구청년정책 조정위원회 추현호 위원이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만나 새해를 맞은 지역 청년들의 질문을 모아 답을 청해본다.

◇청년은 미정의 무한한 가능성과 막막함 사이 용기를 내는 시기

대다수의 청년들의 경우에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게 많잖아요. 미정인 상태가 많죠. 직업도 안 정해져있을 것이고 배우자도 그렇구요. 대다수의 경우에 나의 인생이 어떤 물결로 갈지에 대해서 퍼져있기만 하고 좁혀져있지는 않은 상태죠. 이런 미정의 상태이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많은 가능성이 있죠. 그런데 또 다른 반면에 사람은 정해지지 않은 것에 대한 막막함, 불안감을 느끼잖아요? 함께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는 운명 같은 거죠. 미정이라 가능성이 무한한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하고 막막하니까요. 가능성이란 확정된 것과 같이 갈수는 없죠. 가능성과 불안감을 있는 그대로 마주 대하고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열정, 그런 열정을 용기로 이어가는 그런 상태가 청년이라고 생각해요.

◇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를 위한 급진적이었던 20대

제가 청년일 때 80년대에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우리 사회가 보다 민주적이고 정의적인 상태이어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어요. 개인적인 편안함 그런 거 제쳐두고 공적인 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때는 개인적인 어떤 목표와 꿈보다는 더 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로의 변화라는 사회적인 꿈이 있었죠. 반면 30대로 가면서는 변화가 있었어요. 그런 투쟁을 통해서 사회의 저항운동을 하는 그것만으로는 사회를 실제로 개선시키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점진적인 개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직업도 찾고 제가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내면적으로 고민도 많이 했어요. 점진적인 개혁으로 꿈의 방향을 잡은 후로는 제 자신의 생활이나 주변의 생활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잘 유지를 해나가면서도 세상에 기여하는 방법을 찾아나갔어요. 사회운동을 통해서 더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려 했던 제 개인적인 20대와 비교한다면 30대부터는 조금 더 꿈의 실천 방향이 온건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변화가 개인적으로 있었어요.

◇기회의 공정, 평가의 공정에 더 민감한 청년

80년대에는 민주주의라는 게 없다고 봤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사회적 운동이 있었던 거죠. 지금은 우리 국가가 거의 선진국수준으로 잘 살게 되었기 때문에 가난도 이기고 민주적 투쟁을 했다는 건 옛날 이야기구요, 지금 청년들은 이미 사회의 많은 부분이 민주화되고 경제가 어느 정도 선진국으로 발전된 사회에서 태어나 자랐어요.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이미 선진화된 사회에서 살고 있는 상태에서는 어떤 경제적 기대 수준이나 민주적인 사회에 대한 기대 수준에 대한 기본 값이 높죠. 이런 기준점이 높은 상태에서 내가 어떻게 생존하고 나의 뜻을 펼칠 것인가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이 많아지는 건 한편으로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한편으로는 고도성장이 끝나고 저성장 시대이면서 많은 분야가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너무나 각박하고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하죠, 바로 이런 이유로 기회의 공정, 평가의 공정에 대해서 더 민감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청년기는 부모로부터 독립을 해야 하는 시기인데 포화경쟁이다보니 한편으론 자립이 힘들어요. 결혼하고 하자고 해도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형편이나 이런 부분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니 망설여지게 되고요, 그래도 80년대에 비해서 사회가 어느 정도 정의로워졌기 때문에 개개인이 추구할 수 있는 가치가 다양해지는 거죠. 그러다보니 더욱 직업과 삶에서 뭘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죠. 한편으로는 풍요롭지만 고도 경쟁사회에서 끊임없이 탐색하고 고민해야하는 그런 시기죠.

◇고통과 좌절은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내공 축척의 기회

고통·좌절은 내공 축적 도움
늦더라도 자기주도적 학습을
글로벌 시대 창의적 사고 필요

제가 이 시대 청년들을 보며 높이 평가하는 것 중에 하나는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학교에서든 전 세대에서 비해서 억압이나 콤플렉스에 대해서 자유로운 세대라고 생각해요. 요즘 청년들은 해외여행에 대해서 열등감 안 느끼잖아요? 제가 청년시절에는 그런 열등감들도 사회에 많았거든요. 누군가가 어디 다녀왔다고 하면 우와 하는 식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그런 부분은 없는 시대죠. 이런 글로벌화와 더불어 또한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자기주도적인 생각이 열려있기 때문에 보다 창의적이고 자유롭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을 하구요, 선진화된 사회의 풍요에서 청년 스스로 무언가를 창조해서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내공이 필요하죠. 그 힘과 깊이를 가지는 과정에서 단련과 경험 즉 자기 성찰을 겪어야 해요. 어려움을 회피하지 않고 훈련과 성장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꿈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극복할 수 있는 힘과 내공이 필요하니까요. 아무리 좋은 생각도 막상 현실에 부딪혀 봐야 거기서 실행이 되는 거잖아요. 어려움을 겪어봐야 진짜 그 바탕에 자리하는 힘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거죠.

◇괴롭고 힘들었던 시간이 성장에 도움

지금 청년들은 과거에 비해 억압이 적고 실제 단군이래로 가장 아는 게 많고 신체적 조건이 좋아요. 하지만 현실에서 자신의 이상과 꿈을 실현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고 그 어려움을 이겨내려면 앞서 말씀드린 내공이 필요하죠. 내공을 쌓는 과정에서 고통, 인내 그리고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주하는 어려움에 대해서 자기 주도적으로 받아들이면 좋겠어요. 돌이켜보면 편안하고 무난하게 지냈던 시간보다 가난하고 많이 괴로웠던 시절이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성장은 직선이 아니라 늘 꼬불꼬불 비선형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감이나 의연함을 가지면 좋겠어요. 저 또한 젊은 청년기에 민주화운동 하면서 좌절을 많이 느꼈고요, 돌이켜보니 역시 직업을 찾는 과정에서도 앞이 안보이고 막막한 터널들을 많이 지나왔어요. 청년 시절 인생의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는 여행도 몇 달씩 다닌 적도 있고요, 인생에 있어 어떤 명확한 길을 찾았다고 여전히 생각하진 않아요. 돌아다니다가 보면 어느 샌가 새로운 흐름으로 가고 있고, 정해진 길과 답은 없는 것 같아요.

◇수석공부의 비결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드는 자기주도성

그때 공부하던 것과 인터넷, 모바일 환경 속 지금 정보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공부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지금은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고 이런 것 보다는 풍부한 정보와 지식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창의성이 더 요구 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제가 했던 몇 십 년 전의 공부와 좀 다른 거죠. 그렇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관통하는 공부의 원리가 있다면 공부의 과정에서 알고자 하는 물음표를 던지고 자신의 물음표를 느낌표를 쌓아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구요. 그런 공부를 통해서 고민하고 생각한 것이 자기 것이 되었을 때 응용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수동적이고 형식적인 공부는 자기를 속이는 공부라고 생각해요. 조금 더디고 느린 감이 있더라도 어떤 부분에서 의문이 있다면 질문과 호기심을 가지고 파고 들고 자기스스로 깨닫고 응용하고 그런 자기주도성 학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중요한 것 같아요.

◇디지털, 글로벌 환경 속 세계 시민의 필요와 욕구 만족시킬 제품과 서비스 필요

지금 디지털 세상으로 빨리 변하고 있잖아요. 디지털 세상으로의 변화와 맞물려 한국 내에서만 자영업끼리만 경쟁하는 것만으로는 힘든 시대가 되어버렸어요. 구글, 애플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예전에 없던 서비스, 제품, 생활방식을 만들어내면서 새로운 세상과 영역을 만들어나가고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디지털과 글로벌 환경 속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는데 우리가 어떻게 개척을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세대들의 위치가 달라질 것 같아요. 농업이든, 유통, 제조업, 미디어 유투브든 어느 분야에 있던지 간에 디지털, 글로벌, 혁신에 대해서 여러 가지 마인드를 가져야 해요. 그런 부분들을 우리 청년들이 어느 정도 갖춰야 살아나갈 수 있는 세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한편으로 워낙 불안정한 세상이 되다 보니 많이들 공무원, 대기업 안정을 추구하는데 모두가 다 할 수는 없으니까요. 직업이라는 것도 평생직장이라는 것도 계속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자기가 어떤 환경에 있든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해요.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자신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이런 부분이 필요하죠. 세상이 복잡하게 얽혀 돌아가는 글로벌 상황에서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서 세계 시민들(Global Citizens)의 필요와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경제적인 활동을 찾아내는 능력이 중요할 것 같아요.

◇선배 세대의 후배 세대에 대한 내리이해가 세대교감에 중요

내리사랑처럼 내리이해 중요

상대 세대 경험 이해ㆍ존중해야

일회성 아닌 체계적 지원 노력

저는 사람을 이해할 때 그 사람이 한 경험의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자기 경험을 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중장년세대는 자기 세대의 경험이 있고 청년세대는 자기세대만의 경험이 있죠. 서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 경험을 위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 세대만의 경험을 자신은 모른다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것이 옳고 그름은 더더욱 아니에요. 그런 상호존중과 열려있는 태도 속에서도 특히 저는 선배세대가 후배 세대를 부모의 내리 사랑처럼 내리 이해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선배세대가 후배세대를 어리게 생각하고 일방적으로 가르치려고만 하는 자세를 꼰대라고 하잖아요. 예를 들어 스마트 폰에 대해서 윗세대가 아니라 후배세대가 더 잘 알죠. 거꾸로 선배 세대가 후배 세대의 인턴 경험을 하고 배워야 하는 부분이죠. 서로 상대 세대의 경험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중요하다고 인정하면 세대간극도 좁혀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주 더큰내일센터를 통한 청년의 자립 지원

도내에서 여러 청년정책들이 활발히 진행 중에 있지만 제주더큰내일센터 사례를 들고 싶어요. 청년들이 인턴이나 취창업에 대한 기회가 없는 것도 어려움이지만 일회성 지원은 자립으로 이어지기 힘들고 실패할 확률이 크죠. 세심하게 설계된 실무 훈련과 함께 멘토링이 필요하구요, 청년들이 자기발로 걸어 나가지만 손잡고 이끌어주며 동행할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 프로스세스가 필요해요. 제주더큰내일센터는 한 달에 150만원 훈련수당을 주면서 일정기간동안 강하게 훈련 기회를 제공해요. 참여청년들의 취업연계나 창업지원을 통해 성공사례를 만들어나가고 있어요. 다양한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다른 청년들도 희망과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지금 3기째 가고 있는데 만족도나 성과가 좋아요. 청년들에게 손에 잡히면서도 나도 하면 할 수 있다는 그런 가깝게 느껴지는 성공사례를 만들어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제주도는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고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청년정책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인터뷰어 청년 추현호
인터뷰어 청년 추현호

인터뷰 키워드: #물음표를 느낌표로

원희룡 지사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과 디지털 역량을 갖춰 꿈을 이뤄나갈 청년들을 위한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정해진 것이 없어 불안하고 막막하지만 오히려 정해진 것이 없기에 가능성이 무한한 청년, 가슴에 품은 물음표를 삶의 현장에서 느낌표로 만들어내는 청년의 하루를 응원한다.

 

인터뷰어 청년 추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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