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문 대통령 국민 위로금 발언-매표행위 공방
[윤덕우 칼럼] 문 대통령 국민 위로금 발언-매표행위 공방
  • 승인 2021.02.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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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 위로 지원금 발언이 오는 4월 보궐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매표행위’라며 야당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코로나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 위로 지원금, 국민 사기 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낙연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오찬을 겸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선별지원 방식으로 다음 달에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전 국민을 상대로 5차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제1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대통령님 전국민 위로금 감사합니다. 개인재산으로 주실 꺼지요?” 국민의힘 초선인 윤희숙 의원이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제목이다. 윤 의원은 “이렇게 기분 내키는 대로 하는 것은 조선 시대 왕실 돈인 내탕금으로나 할 수 있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이 정부는 국민에게 잠시 위임받은 권력을 완전 자신들의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국민에게 세금으로 걷은 돈을 전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뿌리겠다니요?”라면서 “국민들이 먹을 거 입을 거 투자할 거 아껴서 낸 피같은 돈이 세금입니다. 그러니 최대한 아끼고 효과 높은 곳에 써서 국민들이 원래 그돈으로 썼을 경우보다 더 효과가 커야 한다는 것이 재정지출의 기본입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 왜 돈을 썼고 그 효과가 얼마나 높았다는 것을 국민에게 밝혀 면밀히 평가받아야 하는 것이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았을 뿐인 민주 정부의 막중한 책임(책무성)”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민주주의 틀을 가진 국가에서 국민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막대한 재원을 뿌리는 것을 도대체 포퓰리즘 말고 뭐라 부릅니까? 매표 말고 다르게 부를 이름이 있습니까? 그것이 오해라면, 대통령과 참모 여러분, 여러분의 사재를 모아 국민들에게 위로금을 주십시오. 10원이 됐든 100원이 됐든, 그 진심을 감사히 받겠습니다.“고 끝을 맺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1일 <문대통령의 허장성세가 불길한 까닭>이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조선의 왕들도 백성들에게 나랏돈을 이렇듯 선심 쓰듯 나눠주지는 못했다”며 “대통령이 집권 4년만에 왕이 됐다”고 비판했다.

<자기 돈이면 저렇게 쓸까?>. 야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제목이다. 그는 “이재명 지사가 전 경기도민에게 10만원씩 지급했을 때, ‘자기 돈이라도 저렇게 쓸까?’라는 댓글이 기억난다. 문 대통령에게도 똑같이 묻고 싶다. 대통령 개인 돈이라면 이렇게 흥청망청 쓸 수 있을까? 내가 낸 세금으로 나를 위로한다니 이상하지 않는가? 이러니 선거를 앞둔 매표행위라는 얘기를 듣는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오면 무엇을 해야 하나? 지난 4년간 고삐풀린 국가재정을 정상화해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은 그럴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인다. 국채발행을 걱정하다 기재부를 그만둔 신재민 사무관보다 못한 대통령이다” 고 비판했다. 그의 비판은 21일에도 계속됐다. 유 전의원은 <국민을 모독한 사람은 문 대통령과 이 지사다>라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어제 나의 페북 글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돈 뿌리면 표 주는 원시유권자로 국민을 모독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과연 누가 국민을 모독하는지 분명히 해두자. 만약 국민을 ‘돈 뿌리면 표를 주는 유권자’로 생각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는 분명 국민을 모독하는 거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지사의 말과 행동을 보면, 그들야말로 국민을 ‘돈 뿌리면 표 주는 유권자’로 취급하고 모독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총선 직전 전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뿌렸다. 그리고 지금 재보선과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전국민에게 ‘위로금’을 주겠다고 말한다.

이 지사는 이미 두 번이나 전 경기도민에게 10만원씩 지급했다. 이들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국민을 ‘돈 뿌리면 표 주는 유권자’로 보고 매표행위를 하기 때문이다. 악성 포퓰리즘에 빠져 전국민을 상대로 돈을 뿌리면, 정작 코로나로 가장 큰 피해와 고통을 겪으며 국가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는 국민들이 외면 당하고 소외받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위대한 국민을 우롱하고 모독하는 저급한 정치? 그런 정치는 바로 문 대통령과 이 지사가 하고 있지 않은가.”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이러한 지적에 “야당의 막장 정치”라고 폄훼한다. 여당은 국민 위로금이 절실하다고 얘기하지만 관련기사 댓글을 보면 매표행위로 보는 국민들이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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