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357개 면적 산림 ‘잿더미’
축구장 357개 면적 산림 ‘잿더미’
  • 박용규
  • 승인 2021.02.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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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예천 산불 이틀 만에 완진
건조한 날씨에 바람 화마 확산
주민들 대피 인명 피해는 없어
문화재 주변도 불길 소실될 뻔
잔불정리하는의용소방대원들
산불에 타버린 가족묘원 22일 경북 안동시 임동면 일대 한 가족 묘원에서 의용소방대원들이 산불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전날 오후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은 수 ㎞ 떨어진 중평리까지 번져 인근 주민 108명이 몸을 피했다. 소방당국과 산림청은 이날 오후 주불 진화를 마쳤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경북 안동과 영주, 예천 등지서 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발화 21시간 만에 완진됐다. 불은 축구장 약 357개 면적의 산림을 태운 후 꺼졌다.

(관련기사 참고)

22일 경북도와 산림·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안동과 영주, 예천 3개 지역을 관통한 산불은 각각 이날 오후 12시 20분과 오전 10시 25분 최종 진화됐다. 안동에선 발화한 지 21시간 만, 영주·예천에선 18시간 만에 진화 완료됐다.

불은 전날인 21일 발화해 인근으로 퍼졌다.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선 21일 오후 3시 20분께 발화해 수 ㎞ 떨어진 임동면 중평리까지 번졌다. 같은 날 오후 4시 20분께는 예천군 감천면 증거리 야산에서 발화해 바람을 타고 영주시 장수면 갈산리 일대까지 번졌다.

화마는 급속도로 퍼져 3개 지역 도합 약 255㏊의 산림을 태운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축구장(평균 넓이 약 7천㎡) 약 357개를 합친 엄청난 면적이다.

관계 당국의 신속한 대처와 주민 대피령 덕분에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불이 난 일대에선 주민 650여 명이 다른 마을로 황급히 대피했고, 안동 중평리에선 인근 캠핑장 이용객들이 짐도 챙기지 못하고 대피하기도 했다.

도로 통제 조치도 따랐다. 안동 임동면사무소 인근 수곡교 일대 국도 34호선 등 일부 도로가 통제됐다.

불이 지역 문화재 인근까지 접근해 문화재 소실도 따를 뻔했으나 빠른 불씨 차단으로 피해를 막았다. 소실 위협을 받은 문화재는 안동 정재종택(경북도 기념물 170호) 및 만우정(도 문화재자료 37호), 예천 한천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667호) 및 3층석탑(도 유형문화재 5호), 영주 인동장씨종택(도 민속문화재 98호), 의산서원(도 기념물 172호) 등이다.

관계 당국은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공무원, 전문·특수진화대, 소방대원, 군인 등 인력 2천여 명, 소방헬기 39대, 차량 138대가 동원됐다.

같은 기간 경북뿐 아니라 충청권 등지서도 산불이 잇따랐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에 따르면 도합 소방헬기 74대, 차량 101대, 인력 3천 명 이상이 전국 7곳의 산불 진화 현장에 투입됐다. 경북을 제외한 타지역의 산불은 충북 영동과 경남 하동 20㏊, 강원 정선 12㏊, 충북 논산 3㏊ 등의 산림을 태우고 꺼진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 진화까지 20시간가량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진화 작업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건조한 날씨 탓에 마른 나무가 많았고 바람도 불었던 탓이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1일 오후~22일 오전까지 경북북동산지의 풍속은 30~60㎞/h에 달했다. 안동은 최대 16.2㎞/h, 영주는 16.6㎞/h였다. 경북 내륙의 실효습도도 건조특보 발효 지역은 35% 이하, 그 외 지역도 35~50% 수준이었다.

경북도와 소방 당국은 혹시나 모를 뒤이은 화재에 대비해 후속 작업을 벌였다. 당국은 쓰레기 소각으로 인해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잔불 정리 후 자세한 화재 원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23일 이후에도 대구경북 대부분 지역에 건조특보가 내려지는 등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겠다”며 “바람도 강하게 불어 건조한 상태에서 작은 불씨가 큰 불이 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교윤·지현기·권중신·박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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