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시범접종이 필요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시범접종이 필요하다
  • 승인 2021.02.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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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 행정학 박사
길고 긴 기다림 끝에 26일 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1년 1개월여 만에 도입되는 첫 백신은 국내 위탁생산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북 안동 공장에서 만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으로, 이는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소자와 종사자에게 접종될 계획이다. 그리고 27일부터 접종하는 화이자 백신은 코로나19 치료에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에게 접종된다.
비록 전 국민 모두 백신을 접종받아 집단면역이 생길 때까지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코로나19로 인하여 일상생활이 완전히 피폐해진 가운데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백신 접종 시작과 관련하여 정치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논란은 우리들을 매우 슬프게 한다.
논란의 출발은 바로 이번 26일 제일 먼저 접종하는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AZ)에 있다. 이 백신은 방역당국이 백신 임상에 고령자 참여가 부족하였고, 데이터상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3월말 미국에서 이 백신에 대한 3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1차 접종대상자중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서는 백신 접종을 연기하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아무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그동안 정부가 끊임없이 코로나19가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층에 더 위험하다고 경고해 왔다. 그런데 이들에 대해 접종을 연기할 만큼 제한적인 백신을 안전하다고 하니 누가 쉽게 믿을 수 있겠는가?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65세 미만 입소자중 이 백신의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할지라도 요양병원에 입소한 사람들 중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이를 기저질환 탓으로 돌릴 수 있다는 의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백신에 대한 불신은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행태와도 무관하지 않는 듯하다. 비록 일부의 의심이고 가짜 뉴스인지 알 수 없지만 그동안 친정부 단체의 집회에는 집단감염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반정부 단체 집회에는 집단감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대해 코로나19가 정치성을 가지고 있다고 의심하는 국민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세계적인 펜데믹 현상으로 인해 급작스럽게 개발된 백신에 대한 불신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호주, 이스라엘, 터키,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도네시아 등 우리 보다 앞서 접종을 시작한 많은 국가에서는 백신의 안정성과 효용성에 대한 불신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 총리, 보건부장관 등이 가장 먼저 공개 접종하는 방안을 채택하였다. 미국의 경우에도 국민들의 백신에 대한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으로 백신 접종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였다.
다른 국가의 사정도 이러할 진데,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접종을 연기하는 불완전한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하면서, 야당 정치인이 국민의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 대통령이 1호 접종자로 나서라는 요구에 대해, 접종 연기 대상인 65세 넘은 대통령이 나서라는 야당 정치인도 문제지만, 역린(逆鱗)을 건들인 것처럼 야단법석을 떠는 여권 정치인들은 보면 과연 이들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이 땅의 지도자인지 그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오죽하면 앞으로 국회의원도 인·적성시험을 통과한 사람만 출마할 수 있도록 하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을까 정치인들은 스스로 반성해 보아야 한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보다 효능이 낮다고 알려져 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의 효능에 대해 26일 이 백신의 접종을 앞두고 23일 일부 인터넷 포탈을 비롯한 언론매체에서 이 백신이 코로나19가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특히 8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병원 입원 비율을 81%까지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는 영국 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보도하고 있어 그 저의가 매우 의심스럽다.
방역당국은 대상자의 93.8%가 접종 의사를 피력하여 백신에 대한 불신이 없어 시범접종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지만, 50%가 되지 않는다는 조사도 있는 만큼 그 신빙성에 의구심이 있을 수 있다. 경위야 어떠하든 아직 접종에 제한이 있는 불완전한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하면서 국민들의 불신을 줄이기 위해서는 65세 이하라는 조건에 맞는 국민들로 부터 신망 받고 있는 정부지도자의 시범 접종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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