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가드레일이 추락 참사 불렀다.
부실 가드레일이 추락 참사 불렀다.
  • 김주오
  • 승인 2010.07.0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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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드레일(방호울타리)이 대형 교통사고 피해를 오히려 키우고 있다.

사고 차량을 방호해야 할 가드레일이 기준을 지키지 않은채 설치돼 사고시 너무 쉽게 뚫리고 있어 추락사고의 주범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지역 고속도로와 국도 전반에 걸쳐 설치된 가드레일에 대한 안전점검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교통안전참여본부에 따르면 가드레일 교통사고가 지난 1997∼2007년까지 총 5만241건 발생, 1만1천409명이 숨졌다.

가드레일 사고가 전체 대형교통사고의 약 15% 가량을 차지해 이때문에 허술한 가드레일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가드레일 설치 기준은 가드레일 받침대의 경우 땅 속 150㎝까지 깊이 매몰해야 하고, 가드레일의 높이는 60cm~100cm, 교량 접합부는 돌 부분과 가드레일 철이 볼트로 잘 연결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 2008년 12월께 교통안전참여본부가 경부고속도로와 국도 1호선을 점검한 결과 150cm까지 매몰해야 하는 받침대가 너무 얕게 묻혀 쉽게 흔들리거나, 접합부 연결이 불량한 가드레일이 많았다.

국토해양부의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보면 국내 가드레일 강도는 모두 7등급(SB1~SB7)이며 가장 낮은 등급(SB1)의 가드레일은 시속 40km를 초과한 버스에도 쉽게 뚫리는 반면 5등급(SB5)은 80km 이하의 버스를 방호할 수 있다.

이같은 가드레일 설치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지난 3일 12명이 숨진 인천대교 참사에서도 관광버스 추락 현장의 경우 폴리스 라인 너머로 엿가락처럼 휜 가드레일이 남아 있었다.

정상 주행로를 벗어난 차량을 원래 방향으로 돌려놓기 위한 가드레일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가드레일이 제 기능을 발휘했으면 버스가 10m 아래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지 않았고, 인명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지 않았겠느냐”고 아쉬워했다.

또 지난 4일 오후 6시 45분께 경북 안동시 중앙고속도로 남안동 나들목에서 대구 방향으로 달리던 무쏘 승용차가 앞서가던 승용차를 들어 받은 뒤 가드레인을 뚫고 5m 아래로 추락해 3명이 숨졌다.

한국도로공사 영주지사 관계자는 “사고지점은 설계 속도가 100㎞이며, 가드레일은 SB3등급으로 설치돼 있다”며 “시속 100㎞ 이하 차량은 막을 수 있는 가드레일로 설치돼 있다”고 해명했다.

교통안전참여본부 변동섭 본부장은 “국토해양부 지침은 저수지, 강변,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위험이 큰 구간은 가드레일 강도를 보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 행정기관들은 사고 위험이 크더라도 제한속도 60km의 편도 1차로에는 관행처럼 강도가 떨어지는 가드레일을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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