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면허 강탈법이 무엇이길래
의사면허 강탈법이 무엇이길래
  • 승인 2021.02.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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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연수 소아청소년과 원장 대구시의사회 재무이사
지금 의료계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법안, 이름 하여 “의사면허 강탈법”이 도대체 무엇이고, 무엇이 문제인지 개인적인 사유로 생각을 해보고자한다. 처음 이 법안 얘기를 들었을 때 모든 의료인을 잠재적 범법자로 취급하는 거라는 생각에 불쾌했지만 나야 그럴 일 없으니까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굉장히 불공평한 법임을 알 수 있다.

WHY 그럼 왜 이 법안이 문제가 될까?

나는 지나칠 정도로 좌뇌형 인간이라 조금만 룰에서 벗어나면 못 참는 성격이다. 공과금 날짜 지나서 내거나 교통법규 어기는 것도 지나칠 정도로 싫어할 정도이다. 운전면허 따고 얼마 안돼서 제주로 놀러간 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네비게이션도 없어 제주에서 낯선 곳을 헤매다가 교통 신호를 어긴 적이 있다. 날아온 벌칙금 고지서에 자존심이 상할 정도였다. 교통법규를 잘 지키지만 우리 집 바로 앞이 초등학교라서 스쿨존으로 되어 있고 그 곳을 지나지 않으면 집으로 진입이 불가하다. 스쿨존을 지나면서 시속 30km이하로 조심하는데 갑자기 고양이가 뛰어 들었고(주택가라 자주 이런 일이 생긴다) 고양이 목숨도 중요하니까 피할 것이고 이때 학생이 자전거룰 타고 바로 뛰어들어 그 아이를 내가 치게 되었다면, 민식이법에 의해 사망의 경우 무기징역이나 3년 이상 징역일 것이고 단순 상해라 해도 2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형이나 500~3,000 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벌금형으로 끝나면 상관이 없지만 그 이상일 수 있다. 그럼 나는 운전을 하면 안 된다. 스쿨존을 지나는 한 나는 잠재적 범죄자이니까. 누구보다도 범죄를 혐오하는 사람이지만 언제든 의도치 않게 실형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떤 의대교수는 이런 법이 당연하다고 얘기하지만 그 사람은 생각이 짧은 사람이거나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정인이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한다, 양부모 자격을 보고 박탈해야 한다는 등 말이 많았지만 나는 그 당시 정인이 양부모의 아이가 생각났다. 죄는 밉지만 그 아이는 졸지에 부모를 다 잃고 형이 길어질수록 그 아이의 상처는 커질게 뻔하니까. 그래서 강력한 법을 적용할 때는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그래서 나는 이 법을 반대한다.

WHAT 그럼 이법안의 내용이 도대체 무슨 내용이 길래?

지난 2월19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에서 교통사고를 포함한 모든 범죄에 대해 금고이상의 형(선고유예 포함)을 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고, 5년 동안 재교부를 금지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표되었고 26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되지는 못했으나 추가 심사하기로 해 그 불씨는 남아있다. 현행법상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면허를 박탈하지만, 이 법이 통과 된다면 앞으로는 너무나 쉽게 면허를 박탈 할 수 있다. 나도 예외가 아니라서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를 내면 울보 도준이도, 참깨스틱하나보고 병원에 오는 서현이도 주치의를 잃을 수 있다.

의사이기 전에 이 나라 국민이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 한다’는 헌법 제11조 1항에 어긋나는 차별적인 법안이다.

WHEN 왜 뜬금없이 이 법안이 이 중요한 시기에 발표되었을까?

정인이법이든 민식이법이든 어떤 중요한 사건이 터졌을 때 이런 이상한 법들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모든 의료인들이 합쳐서 노력하고 있는 이 때 그리고 코로나 백신접종을 준비하려면 선별접종소 등에서 접종에 참여하는 의사들을 모집하는 것도 쉽지 않아 각시도 의사회장님들의 고민이 깊은 이 시기에 하필이면 이런 법을 발표할까? 병원의 직원이 좀 업무에 부족해도 바쁜 시기를 앞두면 격려하고 사기를 진작해서 일에 매진하도록 돕는데 정치인들은 아무 생각도 없는 걸까? 물론 중요한 일을 한다고 그 사람의 잘못을 덮어두고 가자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특별한 사안도 없는 데 갑자기. 아무래도 얼마 전 공공의대 설립으로 정부와 문제가 있었고 그 때의 괘씸죄가 날아온 것은 아닐까 의심할 수밖에 없다. 아니면 우리가 반발해서 접종을 거부하게 만들어 백신접종이 늦어진 것을 면피 하려는 건 아닐까하는 아주 유치한 생각까지 들게 한다. 절대 그렇진 않겠지만.

HOW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야 하나?

선진국의 경우 의사면허관리는 의료법 개정이 아닌 의사면허 관리 제도를 통한 자율징계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의사가 물의를 일으키면 정해진 법에 해당하는 잘못을 저지른 경우 후생노동대신은 처분 결정전에 의도평의회의 의견을 물어 상의과정을 거치게 되어있다. 성추행이나 살인 등 강력범죄에 한해서는 의사면허를 제한하는 법을 만들겠다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충분히 논의를 거쳐 법을 제정하는 것도 조심스럽게 고민해 볼 수는 있을 것이고 이 법안도 앞뒤를 살펴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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