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웃기겠노라
누가 우스게 소릴 한다.
숨죽여 들어보니
한 대학생이
자기 아버지 회갑 잔치 날에
이웃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
회갑이 뭔지
환갑이 뭔지
알 수 없어 답답해하다
문득 육십의 육 자가 떠올라
아버지 육갑 잔치 날에
참석해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며
너털웃음을 웃었다.
모두가 한바탕
웃음바다를 이뤘다.
왠지 웃고 난 뒷맛이
씁쓸하기만 했다.
그것은
그것은
요즘 젊은이들의
현실을 너무도 실감 있게
반영한 것 같아서니라.
◇김병래= 1946년 충남 서산生. 전 KBS부산방송 아나운서 부장. 문예시대 수필시대 시와 수필 등단, 부산문인협회 회원, 부산시인협회 회원. 알바트로스 시낭송회 자문위원, 가산문학 우수작품상 수상, 국제다문화 시공모전 입상, 문예시대 작가상, 경성대학교 사회교육원 스피치지도교수. 저서: 내가 사랑하는 세여인(시집)외 다수 아나운서와 술(수필집).
<해설> 우리 현주소가 어디인지를 모를 정도로 알쏭달쏭한 말들이 넘쳐난다. 갖가지 급조된 신조어에다 영어도 아니고 한국어도 아닌 말들의 조합을 귓전으로 들으며 내가 어느 나라에 사는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모국어도 제대로 모르면서 외국어에 눈 돌린 탓은 아닐까 한다. 그저 갖다 붙이면 말이 되는 줄 아는 세태를 생각 있는 사람들은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정광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