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무형경제시대의 스포츠마케팅
[박명호 경영칼럼] 무형경제시대의 스포츠마케팅
  • 승인 2021.02.28 20: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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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무력감과 우울·불안 증세를 경험하며 힘들어 하는 중에 신선한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달 초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의 해결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수조 원 단위의 개인 재산을 기부 약속한 것이다. 이어서 열흘 뒤 국내 배달 앱 1위인 ‘배달의 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의장도 “자신과 아내가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서약했다. 그 규모는 5천억 원 이상이라고 한다.

두 기부자의 기부 금액도 거액이라 놀랍지만 기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한지 겨우 10년 남짓한데도 그들의 재산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로 국내 플랫폼 산업은 짧은 기간에 획기적인 성장을 했다. 이미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POSCO를 앞섰고,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현대차와 거의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한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으로 제조업의 성장과 수익은 크게 위협받았으나, 각종 디지털 데이터, 전자상거래, 서비스 산업 및 바이오 등 무형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소위 무형경제시대가 열린 것이다.

유형경제사회를 무형경제사회로 바꾸어 놓은 것은 인터넷이 주도한 거대한 네트워크 메커니즘이다. 1990년대 이후 스마트폰과 SNS 등 IT업종 내 각종 신기술 및 신산업의 부상으로 무형자산의 비중이 큰 기업들의 가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산업계 주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2018년 S&P500기업의 시가총액 1∼5위를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 기업 MAGA(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와 페이스북이 차지했다. 이들은 종전의 GE, 액손모빌, 코카콜라, 시티은행, 월마트 등 전통적 기업과 금융기관을 완전 대체했다. 창조와 붕괴를 동시에 발생시키는 ‘빅뱅와해(Big Bang Disruption)’의 결과다.

유통산업에서도 예외 없이 무형경제가 작동되고 있다. 이미 시장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이동했고 오프라인 유통기업도 전자상거래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 오프라인 유통의 대표 격인 신세계가 SK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여겨지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주 SK와이번스 야구단을 1천억 원에 인수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16년간 활약했던 추신수 선수까지 영입했다. 10년 전 정용진 부회장이 “유통업의 경쟁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라고 선언했듯이, 신세계의 야구장은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스포츠마케팅은 구단 모기업의 마케팅을 지원하는 성격이 강하다. 어떤 종목에서도 스포츠 구단이 수익을 창출하여 독립적 재정 능력을 갖춘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해는 코로나19로 주 수입원인 입장권 판매가 급감하면서 재정을 오롯이 구단주의 지원에 의존해야 했다. 그래서 신세계가 프로야구 구단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매우 흥미롭다. 신세계는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즐거움과 함께 신세계의 새로운 쇼핑문화를 접목시켜 신세계의 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스포츠팬을 고객으로 모신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야구장을 체험형 복합테마파크에 입점시키는 역발상을 보여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세계그룹이 가진 모든 사업역량을 동원해서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지을 것”이라는 비전대로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쇼핑, 레저를 통해 구매와 여가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맘껏 풀 수 있는 혁신적인 유통업태가 곧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사회사상가 지그문트 바우만은 20세기 후반부터 서구사회가 ‘고체 현대’에서 ‘액체 현대’로 변화했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비단 서구사회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 현상이다. 종전의 계획적이고 합리적이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사회에서, 우연적이고 불확실하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예측이 불가능한 사회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 모두가 고정된 것이라고는 도무지 없는 ‘액체 사회’에 살고 있다. 그래서 21세기에서는 모든 것이 물처럼 흐르며 쉼 없이 변한다. 당연히 유통기업들도 무형경제가 더욱 확대되는 ‘액체 사회’ 속에서 살아남을 길을 모색해야 한다.

‘액체 사회’에서 스포츠마케팅은 어떻게 변할까. 신세계는 프로야구를 어떤 모습으로 바꿀까. 분명한 것은 신개념의 스포츠마케팅에서도 고객지향적 마인드를 기반으로 차별적인 고객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동시에 새로운 고객가치를 도출하기 위해 비즈니스 콘셉트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달 20일부터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열린다. 과연 2021년 시즌에는 프로야구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될 지 매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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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각 2021-02-28 21:01:03
제조업기반의 그룹보다 무형의 가치를 지닌 그룹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현실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보다는 모두를 겸하는 그룹이 앞으로 지속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신세계의 그런 예가 좋은 순기능적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합니다
참 좋은 내용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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