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을 위한 환경교육
지속가능성을 위한 환경교육
  • 승인 2021.03.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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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경북대학교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교사


얼마 전부터 버려지는 채소들을 정기적으로 주문해 먹기 시작했다. 쓰레기를 먹는다는 뜻이 아니다. 일정한 규격이나 모양이 되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채소들은 모두 폐기되는데, 그런 종류들을 골고루 받아주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일회용품을 전혀 쓰지 않거나 분리수거를 철저하게 해낸다거나 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도 조금이나마 환경을 위하는 방향으로 소비를 하고 있다는 마음이 들어 일말의 뿌듯함이 느끼고 있는 중이다. 환경을 생각하여 시작되는 사업들을 다양한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 또한 최근의 큰 변화다.

환경교육은 올해의 큰 화두 중 하나다. 환경교육진흥법에 따라 환경부에서는 5년마다 중앙부처와 협의하고 심의를 받아 환경교육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여야 한다. 올해가 3차 환경교육종합계획이 시작되는 해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환경교육체계를 고도화 하고 학교와의 접목은 더욱 강화된다. 시민 환경학습, 사회적 경제 활성화 등을 통하여 사회 환경교육 역시 활성화할 예정이다. 환경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학교, 사회, 민간의 협력은 물론 한·중·일의 환경교육 네트워크도 본격적으로 구축된다.

사실 환경교육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교육이 아니다. 어쩌면 식상한 느낌일 수도 있을 터다. 일선학교에서는 교육과정을 통하여 나름대로의 환경교육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환경 관련 동아리나 체험활동 등 여러 방법으로 환경과 관련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예전에 나 역시 환경 동아리친구들과 같이 환경연극을 개최해 보기도 하도, 학교 근처 하천의 문제점을 알아보는 탐구를 한 적도 있었다. 그러한 체험도 분명한 의미는 있었다. 아이들은 환경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공부해 보는 기회를 가졌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의 환경교육은 실천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말 지속가능성을 지향할 수 있도록 교육적 고민을 이어가야 한다. 그러한 실천의 환경소양을 가진 아이들이 성장할 때, 환경을 생각하는 삶이 당연해질 것이다. 더불어 환경오염의 주제를 중심으로 교육이 이어질 것이 아니라 원 헬스(One-Health: 사람의 건강이 동물 및 환경 건강과 이어짐을 이해하고 전체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방향), 생명다양성, 미세먼지, 생태복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한편, 학습자가 자라면서 학습의 깊이도 달리할 필요도 있다. 단순한 체험을 넘어서서 AI, 장기 프로젝트, 학점제 운영, 폐교 리모델링 등 방법적 고민도 필요하다.

대구시교육청에서도 올해 이러한 환경교육의 변화에 발맞추어 녹색급식이 시작된다. 교육청 구내식당에서 먼저 나서서 이번 달부터 한 달에 한 번은 채식으로 전 메뉴로 구성하여 제공한다는 거다. 육류 소비가 온실가스 감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에 채식의 날을 운영하는 것이 환경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채식운동은 재미있게도 비틀스의 멤버인 폴 매카트니가 2009년 유럽의회토론회에서 주장한 이후로 세계에 알려진 운동이다. 향후 시교육청에서 녹색급식 메뉴를 개발하여 운영하는 노하우를 추후 학교 현장에 자료로 보급한다면, 학교에서도 채식 위주의 훌륭한 식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서울시와 인천시교육청에서는 채식선택제가 도입된다. 학교 급식에서 채식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고기가 들어 있는 음식 대신 대체 음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채식을 학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거다. 이것은 월 1회 채식의 날을 전면적으로 운영하는 방식보다 훨씬 더 실천적이며 교육적인 방식이다. 학생들이 환경에 대한 마음으로 자발적인 채식을 선택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환경을 위하여 채식을 선택한 학생들은 에이전시(Agency), 주체성을 가지고 환경보호를 실천한 셈이다. 그래서 실천적인 환경교육의 한 방안이다. 채식을 선택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좀처럼 늘지 않더라도 이는 중요한 배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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