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뜸해…배달 바이크만 곳곳에
최근 확진자 머문 가게도 텅 비어
상인들은 코로나 침체에 한숨만
음식점은 절반 이상 자리 채워
친구나 연인 2인 위주 조용히 식사
대구에서 ‘북구 지인 모임’을 고리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인 모임이 대학가 특정 장소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변 상권이 침체의 늪에 빠졌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맞은 첫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이 드물어 인근 상인들은 한숨만 내쉬었다.
6일 오후 7시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 건너편 ‘젊음의 거리’. 평소 유동 인구가 많고 다중이용시설이 밀집돼 있어 대구를 대표하는 먹거리 타운 9곳 중 한 군데로 불리는 이곳에 인적이 뜸했다. 신학기가 시작되고 첫 주말을 맞았지만 거리는 한산했다. 이곳에서 지인 모임을 가진 이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면서 사람들이 방문을 꺼리는 ‘기피 장소’가 된 것이다.
실제로 확진자들이 머문 술집은 소독 등 방역 작업 후 영업을 재개했지만 손님이 거의 없었다. 사정은 인근 다른 술집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손님 한 명 없이 조명만 밝히고 있는 곳도 여럿 눈에 띄었다. 음식 배달을 하는 오토바이와 몇몇 사람들만 거리를 오갈 뿐 술집을 드나드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에서 꽃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유동 인구가 줄어든 지 며칠 됐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만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이런 상황이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상인은 “예년 같으면 신학기 특수로 바쁠 시기인데 코로나 때문에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침체된 상권 분위기를 걱정했다.
고기나 면류를 판매하는 식사 위주의 음식점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이런 음식점이 밀집된 거리에도 오가는 사람이 드물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음식점마다 절반 이상은 자리가 차 있었다. 손님 대부분은 친구나 연인 등 2인 단위이거나 혼자서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이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올 때까지 마스크를 쓴 채 대화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산격동에서 자취 생활을 하고 있다는 김 모(25) 씨는 “얼마 전 술집 골목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해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며 “친구들과 약속을 잡을 때도 시내(동성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방역 소독을 했다고 해도 확진자가 나온 곳 근처는 괜히 가기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북구 지인 모임에서 집단 발병이 확인된 것은 지난달 28일이다. 앞서 지표 환자인 A 씨가 지난달 26일 확진된 데 이어 이튿날 A 씨의 가족인 대학생 B 씨가 감염됐다.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 과정에서 B 씨가 참석한 지인 모임에서 확진자가 대거 나왔고, 이들의 가족 등 접촉자도 잇따라 감염돼 7일 0시 기준 관련 누적 확진자 수는 33명에 달한다.
대구시는 확진 판정을 받은 다수가 젊은 연령층이어서 다중이용시설 이용자를 중심으로 추가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며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와 함께 지인 간 접촉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