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마지막 1년'…文대통령은 끝까지 다를까
'초라한 마지막 1년'…文대통령은 끝까지 다를까
  • 최대억
  • 승인 2021.03.09 18: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차기 대선을 정확히 1년 앞둔 9일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 여부 등 마지막 행로가 관심이다.

앞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집권 5년 차에 예외없이 리더십 공백 사태에 부닥치며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대부분 친인척이나 측근 비리, 당청간 충돌 등으로 레임덕이 촉발됐기 때문이다.

5공청산과 여소야대 지형 탓에 임기 초부터 ‘물태우’라는 오명을 얻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주류가 된 김영삼 상도동계의 흔들기와 당 내분, 수서지구 특혜 사건으로 국정 장악력을 상실했다. 5년 차 지지율(한국갤럽 조사 기준)은 15% 선까지 내려앉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한보사태와 차남 현철 씨의 구속 사건에 이어 IMF 외환위기 사태까지 맞닥뜨리며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했다. 5년 차 1분기 지지율은 14%, 4분기 지지율은 6%에 머물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진승현 게이트와 세 아들의 구속 사태 등 각종 비리와 맞물린 동교동계의 몰락과 북한의 무력 도발에 건강 악화까지 겹쳐 힘든 임기말을 보냈다.

5년 차 1분기 지지율은 33%, 4분기 지지율은 24%였다.

탄핵사태 등 다사다난한 임기 초반을 보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연정 발언 등으로 인한 당청 갈등과 ‘황태자’였던 정동영계의 반기, 친형 건평 씨의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국정 동력을 상당부분 상실했다. 개헌 제안으로 국면 전환을 꾀했지만 지지율은 5년 차 1분기 16%, 4분기 27%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저축은행 비리사태로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구속되고 최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비리에 연루되며 타격을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4년 차인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5년 차에 들어가기도 전에 국정운영 권한을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에게 넘겨야 했다. 마지막 지지율 조사였던 2016년 12월의 국정지지율은 5%에 머물렀다.

특히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말 차기 대선을 앞두고 여당 당적을 버린 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사와 재판을 받고 현재 수감 중이라는 점 등은 역대 대통령의 험난한 마지막 한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문 대통령의 경우, 현재까지는 치명적인 친인척·측근 비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각종 의혹이 불거지긴 했으나 결정타라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청와대의 역할이 커진 점은 국정장악력 유지에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레임덕 없는 완주’를 기대하기에는 뇌관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가 핵심 이슈로 부상한 것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저하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악재로 떠오르며,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실패할 경우 노무현 정부 때처럼 급속한 민심 이반을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다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구도를 얼마나 잘 봉합하느냐도 숙제로 떠오른다.


최대억기자 cde@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