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駕洛 대보름 -낙동강·300
가락駕洛 대보름 -낙동강·300
  • 승인 2021.03.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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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수

상쇠는 채 들어라, 쟁글쟁글 쇠를 쳐라

금정산 상봉上峰에서 오봉산에 기별 왔다

옛 가야 둥근 달이다, 달맞이 불 댕겨라

수심 많은 고운님들 저 달을 그리면서

말 못할 설운 사연 올올 적신 무명옷을

손 시린 이 강물에다 또 얼매나 행궜을꼬

울리는 농악 따라 달집이 훨훨 타면

조만강 푸른 물에 붉은 달빛 녹아들어

우리네 숱한 시름도 불티 되어 흩어지리

달무리 넉넉하니 올해도 풍년일세

둥글게 맴을 도는 학춤에 흥이 겨워

강물도 보름달 띄워 제 자리에 출렁인다

*가락(駕洛):서낙동강변의 지명, 가락오광대를 연희(演戱), 예부터 대보름 행사를 성대히 행함

◇서태수=《시조문학》천료, 《문학도시》 수필, <한국교육신문> 수필 당선, 수필집 『조선낫에 벼린 수필』 외, 낙동강 연작시조집 『강이 쓰는 시』 외, 평론집『작가 속마음 엿보기』, 낙동강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 부산수필문학상 외.

<해설> 자연의 풍류와 사람의 흥이 가득한 저런 보름을 이제는 볼 수 있을까. 문득 보름의 풍경이 그리워지는 글이다. 희로애락이 녹아있는 이런 글을 볼 때는, 나도 그만 그 속의 한 여인이 되어 달빛 아래 장구를 치며 도는 어릴 적 엄마의 모습이 되고 싶다.

-정소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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