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고사위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지방대학 고사위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 승인 2021.03.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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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 행정학 박사
해묵은 지방대학 위기론이 현실화되고 있다. 금년 대학입시에서 비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유례없는 정원미달사태를 맞이하여 그 심각성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4년제 대학 162곳에서 진행한 추가모집이 2만6천명에 달해 작년의 3배나 증가하였는데, 그 중 91.4%가 비수도권대학으로 심지어 7차까지 모집하고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까지 나왔다고 한다.
대규모 신입생 미충원 사태는 학령인구 급감 여파가 이제 지방의 2년제 대학뿐 아니라 4년제 대학에도 생존의 기로에 직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해 역대 최저 수능 응시자(42만6,344명) 숫자가 보여주듯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영향을 비수도권 4년제 대학들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사실 지역의 2년제 대학들은 오래전부터 입시홍보라는 미명하에 교수들이 본업인 강의보다 신입생 유치를 위해 전국 고등학교를 찾아다녔다. 얼마나 자주 갔으면 고등학교 3학년교무실에 이들의 방문을 잡상인과 함께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붙여놓았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가 회자되기까지 하였을까.
금년 대규모 정원미달을 경험하게 된 지역의 한 대학 총장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피력하는가 하면 또 다른 지역의 대학은 총장이 학교 구성원들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등 입학정원 미달 사태가 속출한 2021학년도 입시결과의 여파는 비수도권 생존의 위협을 피부에 와 닿게 만들어 대학들이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사실 대학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게 되는 현상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사회적 환경의 변화로 저출산 시대를 맞이한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출생률이 현저히 줄어듦에 따라 학령인구의 감소로 대학들이 양적 팽창을 지양하고 내실을 다지지 못하면 머지않아 신입생 감소로 인해 도산할 수 있다는 것은 수 없이 예고되고 있었다. 따라서 교육당국도 이에 대비해 각종 정책을 통해 참여정부 시절 7만여 명, 이명박 정부 시절 3만 6천 여 명 등 지속적으로 입학정원을 줄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자율화라는 미명 아래 대학의 정원감축에 대한 강압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방관한 결과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동안 부실운영을 한 일부 대학은 문을 닫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들을 보면서도 학교 운영을 거의 대부분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는 많은 대학들 특히 4년제 대학들을 중심으로 설마 자신들은 괜찮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에 정원감축을 통한 내실을 다지는데 소홀히 해 온 대학 자체의 책임이 가장 크다. 따라서 이번 지방대학들의 대규모 입학정원 미달은 비록 맹목적으로 수도권대학을 선호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1차적으로는 스스로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대학들의 자업자득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지방대학들의 입학정원 미달 사태는 금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 2024년 입학가능자원이 38만여 명까지 줄어들게 되면 현재의 입학정원에 비해 12만여 명 이상이 부족하고, 2040년이 되면 입학가능자원이 28만 명까지 줄어 현재의 입학정원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전국 대학의 절반이 신입생을 한명도 충원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이제 대학들은 생존을 위해 입학정원의 대폭 감축은 피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었다. 비록 외국 유학생들을 대거 유치하여 부족한 입학정원을 충원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물론 입학정원의 감축은 대부분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는 대학의 현실을 감안할 때 대학 내 구성원들의 감원 및 교육환경에 대한 투자와 연결되어 교내 반발과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이 또한 급격한 환경 변화에 살아남기 위한 통과의례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수도권의 학생 싹쓸이 현상을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는 지방대들은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지방대학들이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여 수도권 대학부터 입학정원을 감축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 또한 새로운 차별로 인식될 수도 있지만 교육당국은 진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는 수도권 대학들의 입장에서는 우선 당장은 자신들의 입시에서는 정원미달사태가 일어나지 않으니 지방대학들의 정원 미달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할 수 있지만 자칫 자신들도 똑 같은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이제 대부분의 지방대는 육성이 아니라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수도권 대학들을 비롯하여 전체 대학의 정원 감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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