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 엘리베이터에서
두 손으로 움켜쥔 스마트 폰
골똘히 쳐다본다
나는 일층을 눌렀고
그녀는 내가 몇 층을 눌렀는지
관심도 없이
마냥 스마트 폰만 바라본다
나는 일층에서 내렸지만
여전히 그녀는 엘리베이터에서
꼼짝 않고 처음 자세 그대로다
입구에서 새로 타는 사람이
그녀를 태우고 다시 어디까지 갈지
나는 솔솔 궁금해졌다
언제 폭발할지도 모를 분노의 그녀는
뇌관을 잊어버린 듯
쑥쑥 키가 자라는 정원의 목련,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는
엘리베이터를 쳐다보다가
스마트 폰 움켜쥔 나무의 손
속속들이 뜨거워진다
◇오상직= 경북 의성 출생. 아시아문예 가을호/2014 신인상으로 데뷔, 한국문인협회 회원,시집 : 달빛소나타.
<해설> 역시나 스마트폰의 중독을 예리하게 관찰한 시인의 안목은 마지막 연에서 시(詩)로 변하는 엘리베이터 안을 보여준다. 우리는 흡사 이런 장면의 글을 읽으면서 밖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엘리베이터 안에서 스마트폰을 두 손으로 쥐고 집중하는 여자와 그 모습과 자리를 떠나지 않고 바라보는 시인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 듯하다.
-정소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