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 -어떻게 고양이 목에 방을을 달 것인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 -어떻게 고양이 목에 방을을 달 것인가?
  • 승인 2021.03.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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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대경영상의학과 원장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생되는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문제가 되어 가고 있다. 여러 가지 부작용이 보도 되어 무성한 루머를 양산하더니, 얼마 전부터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 발생 논란이 불거져 사회적 불안감은 증폭되어 가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가 지난 3월 18일 유럽 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 신고와 관련하여 특별회의를 열어, 백신과 혈전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판단하기엔 섣부르다는 결론을 내고 접종 유익성이 부작용 위험성보다 크기 때문에 접종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불안감과 거부감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의료계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은 크게 우려되는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 오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27만 명 중 단 6명만이 급격한 전신 알러지 반응(아나필락시스)을 보였을 뿐이다. 대부분의 백신은 접종시 100만분의 1회 정도의 아나필락시스 반응은 나타날 수 있으며 코로나19 백신의 경우도 그 정도 수준에 해당한다. 미국과 유럽의 보건 당국이 면밀한 검토를 거쳐 접종을 허가 했으나, 연일 계속되는 선정적인 부작용 발생 보도에 사회적 불안감이 조성되고 접종 거부 의사를 밝히는 국민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확산되어 가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의 원죄는 정치권에 있다. 작년 여름부터 시작된 백신 확보 전쟁에서 우리나라는 다소 뒤처졌다.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정부를 질타하는 비난이 쏟아지자, 정부는 코로나 백신 확보 현황과 접종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을 강력히 부각시켰다.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의 부작용 발생 사례를 전한 언론 보도를 상세히 소개하며 백신 확보와 접종에서 뒤처졌다는 비판을 '부작용'을 이용해 방어하려 시도한 것이다.

백신 선 구매가 늦어진 것은 백신의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지 정부의 지각 대응이 아니었다는 주장이었는데 이는 결국 국민들의 머릿속에 백신의 부작용을 크게 각인시켰다. 거기에다 정부를 옹호하는 여당과 공격하는 야당의 공방이 더해져 백신의 의학적 검증은 뒤로 밀려나고 온갖 루머가 판을 치는 요지경이 되어갔다. 주로 백신이 급하게 만들어져 신뢰성에 의문점이 있다는 식의 이야기들이지만 화이자와 모더나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로비를 많이 해서 임상시험을 통과했다는 싸구려 음모론에 이르면 헛웃음까지 나온다.

정부는 철저히 의학에 따른 결과와 근거에 기반을 두어 방역 정책을 집행하고 국민 여론을 주도해야 한다. 하지만 방역에 정치가 개입됐고, 의학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정쟁이 벌어졌다. 백신 확보가 다소 늦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여러 경로로 백신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는 식으로 솔직하게 국민과 소통했어야 했다. 정치를 통해 굴절되면서 코로나19 백신은 접종하면 아나필락시스와 혈전이 발생되어 죽음에 이르는,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괴물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통상 어떤 문제가 발생되면 서로 의논하고 공론을 모은다. 그리고 그 과정은 대화와 소통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런데 당사자들이 소통에 관심이 없거나, 사욕을 챙기려 든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변질되고 확대 재생산 된다. 지금 국민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심지어 접종을 거부하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정부에서 큰 문제없으니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고 연이어 발표하여도 국민들은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는다.

코로나19의 과정을 겪으면서 사회 전반에 쌓인 공포감,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이상반응에 대한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 경쟁이나 정치권의 당쟁 등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정부가 국민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하고 설득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불충분한 대화와 불통으로 인해 파생된 문제는 결국 우리 모두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기자들을 모아놓고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가 정확하니 믿고 따라 달라는 목소리는 이미 공허하다. 정부는 광범위하게 국민들과의 대화 창구를 만들어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정부가 눈엣가시로 여기는 의사협회에도 손을 내밀어 적극적인 도움을 청하여 한다. 전문가의 목소리를 빌어 백신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파시키고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의료계의 지원을 끌어내야 한다.

또한 사회 각계각층에 협조를 요청하고 다양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짜내어 불안감을 불식시키고 백신 접종률을 올려야 한다.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지미 카터 등 전임 대통령 4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공익 광고에 한꺼번에 출연한 것이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을 맞은 의료진에게 자신의 접종 사실을 알릴 수 있는 'I got my Covid-19 vaccine!(저 코로나 백신 맞았어요!)'라고 적힌 스티커를 옷이나 가방에 붙일 수 있게 한 것 등을 차용해도 좋다.

백신 접종소를 유명 건축가가 디자인하고 벽에 멋진 꽃그림을 그려 백신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나 공포심을 줄이려고 한 이탈리아의 아이디어도 좋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국민을 설득하고 불안감을 해소하여 접종률을 올려야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종식하는 그날을 하루라도 빨리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명확하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어떻게'든 확실히 방울을 달아주기를 기대한다.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거부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지친 한 의사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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