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이 불안한 상황을 보이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2분기 '백신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다.

31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현재 2분기의 차질없는 접종을 위해 지속적인 백신 확보 노력과 함께 이미 공급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현행 10주에서 12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장은 앞선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같은 경우 (접종주기) 허가가 4∼12주로 난 상황이고, 또 '접종 간격이 더 길어질수록, 12주에 가까울수록 효과가 더 좋다'는 발표도 있어서 접종기간을 더 길게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기남 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 역시 전날 브리핑에서 "2차 접종의 예약기준일이 10주인데 12주 범위에서는 접종 간격이 적정하기 때문에 향후 백신 공급상황 등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 예약기준일 변경을 추가로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의 설명처럼 실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1·2차 접종간격이 12주 이상일 때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옥스퍼드대 등의 연구진이 이달 6일 의학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6주 미만의 간격을 두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2차 접종을 한 사람들의 예방 효과는 55.1% 정도에 그쳤으나 12주 이상 간격을 둔 경우 81.3%에 달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4∼12월 2만4천422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4개 임상시험에서 얻은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백신 공급이 부족할 때 3개월(12주) 간격을 두고 1·2차 접종을 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 역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간격이 길수록 효과가 높아진다면서 1·2차 접종간격을 8∼12주로 권고한 바 있다.

정부도 이를 반영해 지난 11일 2차 접종 예약일 기준을 기존 8주에서 10주로 한 차례 변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은 1차 접종을 마치면 10주가 지나는 시점에 2차 접종 예약을 하되 개인 사정에 따라 앞뒤로 2주까지 접종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데 만약 정부가 2차 예약 기준점을 12주로 늘리면 1·2차 접종간격은 그만큼 더 벌어지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