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사람은 어떻게 닮았나 - 새들도 답을 찾는다
새와 사람은 어떻게 닮았나 - 새들도 답을 찾는다
  • 승인 2021.04.0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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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대구문인협회장·교육학박사
세계적인 조류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David Allen Sibley)의 책 『새의 언어』가 우리나라에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이 책은 미국 아마존에서 발매 1주일 만에 4,000개의 리뷰를 얻고, 평점 4.8을 받을 정도로 많은 독자들의 관심과 호평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입니다. ‘새는 늘 인간보다 더 좋은 답을 찾는다’, ‘놀람으로 가득 찬 이 책이 당신의 세계를 활짝 열어줄 것이다’라는 표지 멘트가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저자인 시블리는 조류학자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새에 푹 빠져 어릴 때부터 새 그림을 그리며 자신만의 『조류도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탐사 가이드로 일하면서 새에 대해 더욱 깊이 연구하여 마침내 수많은 책을 펴내어 미국 전역에 탐조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그가 쓴 책은 누적 부수로 175만 부 이상이 판매되어 현재까지 20년 넘게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그는 수천 종의 새를 관찰하여 세밀화(細密畵)로 나타내는 한편, 여러 연구를 섭렵하였습니다. 그리고 직접 새에 대한 실험 연구도 진행하여 마침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 가지의 일에 매달려 전문가가 되는 것이 얼마나 보람되고 또한 중요한 일인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어렸을 때에 그가 가졌던 소박한 의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작은 나뭇가지 위에서 자면서도 어떻게 떨어지지 않을까?”

“빙판 위에 서 있어도 왜 발이 시리지 않을까?”

“한쪽 다리로 서 있어도 어떻게 넘어지지 않을까?”

“어떻게 의사소통을 할까?”

“한 번도 쉬지 않고 수만 킬로미터를 날아가는 철새는 언제 잠을 잘까?”

등의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그는 일곱 살 때부터 50년이 넘게 새를 파고들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마침내 새의 몸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고, 그로부터 찾아낸 생생한 교훈을 책으로 펴낸 것입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부모 갈매기는 자신이 먹을 것은 비록 쓰레기통에서 찾을지언정, 새끼들에게는 신선한 물고기 같은 영양가 높은 자연식을 먹인다고 합니다.

또 1년생 까마귀는 다음 해에 동생들이 태어나면 양육을 돕기 위해 둥지를 떠나지 않고 기다려주며, 아메리카 박새는 다른 새들이 몰려와도 텃세를 부리지 않고 먹이가 있는 곳을 알려주는 등 어울려 살아간다고 합니다. ‘반포지효(反哺之孝)’를 실천한다는 동양의 효금조(孝禽鳥) 까마귀와 같은 맥락으로 다가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우정과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댕기박새는 씨앗의 무게와 성분을 고려해 가성비 높은 씨앗을 골라 저장해두는데 이는 먹이가 귀한 겨울철이나 새끼가 부화되었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면 새들도 우리 사람만큼이나 지혜롭고 거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이 책은 새들만이 가진 초월적인 능력도 자세하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독수리는 사람보다 다섯 배나 자세히 볼 수 있으며 열여섯 배 정도 많은 색깔을 볼 수 있으며, 왜가리와 백로는 물속의 먹이를 겨냥할 때 수면에서 굴절되어 보이는 위치가 아닌 원래 위치를 짐작하며, 딱따구리는 딱딱한 나무를 부리로 뚫으면서도 절대로 뇌진탕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수탁은 제트엔진에서 채 60m 떨어진 곳에서 들리는 것처럼 큰 소리로 울면서도 고막이 상하지 않을 정도로 근육이 발달되어 있는데 이는 결국 치열한 삶을 추구하는 가운데 이루어진 능력으로 역시 우리가 놓칠 수 없는 내용들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쓰는 동안 평생 새를 연구해온 자신도 새의 경험과 능력이 이처럼 풍부하고 정교하다는 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며, 우리 인간과 새의 수많은 공통점을 발견하고는 여러 번 경이로움을 느꼈다고 술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자의 결론이 바로 우리가 새를 비롯한 둘레의 모든 사물에 대해 더욱 깊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이 세상이 바로 우리의 교과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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