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선거를 보면서
4·7 선거를 보면서
  • 승인 2021.04.0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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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온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렸다. 단순한 선거라기보다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청와대 권부는 집권 후 국민들이 예상치 못한 정치·행정을 해 왔다. 코로나 19처럼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기획된 통치술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야금야금 변화를 도모해 왔다. 시나브로 진보와 보수는 이념의 잣대가 되었다. 오랜 보수에 찌든 국민들은 진보주의자들이 내 건 혁신에 작은 기대를 걸기도 했다.

문재인 이념에 추종하는 세력들은 점령군처럼 보수의 아성을 허물어 갔다. 국가의 기본 틀인 3권 조직은 말할 것도 없고 제4정부라고 일컫는 분야, 정권의 손이 미치는 모든 공공조직에는 진보세력이 자리를 잡아갔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의 첫 머리가 흔들릴까 걱정하는 국민들도 생겼다. 권력자들은 촛불과 보편성을 전가의 보도처럼 써 먹었고 오랜 자유시장 체제에 길들여온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진보주의의 강점은 포퓰리즘 정치·행정에 있다. 국민들 가운데는 퍼주기식 보편적 복지에 경도된 경우도 있었다. 보편주의의 맹점은 재정조달에 있고 진보주의의 대처는 재정증대에 있다. 진보주의자들은 이를 완화하려는 정책을 국민부동산에서 구하고 있다.

문재인정권의 최대 아킬레스가 부동산정책의 실패에 있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여느 정권에서도 없었던 일은 일정한 수입이 없이 평생 집 한 채 가진 사람에게도 감당할 수 없는 세금을 물게 한 것이다. ‘이것도 나라냐’ 라는 비아냥조 탄식이 국민들의 입에서 나왔다. 부동산 문제뿐만 아니라 전반적 복합적인 국민 불평불만이다. 선거를 앞두고 여당은 공개적으로 부동산 정책이 잘 못됐다고 읍소하면서 표를 애걸하였다.

최근 들어 문재인 청와대 정부와 여당이 엇박자를 놓는 것을 느낀다. 대통령의 인기가 한창일 때는 여당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는 것 같더니 30% 초반으로 떨어지니 담을 쌓아간다. 서울시장 여당 후보가 당 표시 없이 기호 1번 이름만 쓰인 옷을 입고 유세를 하는 것을 보면서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국민들은 선거 때 별 의미 없이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가 찍은 후보자가 당선되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이 180여석을 얻은 것도 그런 경우였을 것이다.

집권당이 국가경영을 자유자재로 해도 막을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한국정치 환경이다. 야당과의 협치는 말뿐이고 여당은 그들이 선호하는 많은 정책들을 일방적인 법 제·개정으로 밀어붙인다. 오로지 정권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정치적 환경을 만드는 것에 심취하고 있다. 4·7 지방보궐선거에 즈음하여 국민들의 정치적 식견이 상당히 달라진 것 같이 보인다. 지방 보궐선거를 국가의 명운이 걸린 선거처럼 인식하면서 서울·부산시민들이 투표를 잘 해 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이번에 선출되는 서울시장·부산시장의 임기는 1년 2개월 정도다. 이런데도 왜 선거에 목을 맬까. 한마디로 내년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칠 정치선거, 그리고 문재인 정권의 4년 정치·행정의 결과를 평가하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정권을 누리는 자는 정권의 연장을, 반대 측은 정권을 쟁취하는 기회를 선거에서 찾고자 한다. 그렇다 보니 선거의 양상은 물고 뜯기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말 잘 하기로 알려져 있지만 상대방 후보를 공격한 후 자기주장을 하는 것이 몸에 베였다. 오세훈 후보는 방어로 문제에 집착하면서 투표권자에게 반복적으로 호소하는 형국이다. 선거는 후보자의 정책이 자신의 생각과 같을 때 투표로 자기의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정책은 잘 안 보였고 상대를 공격하고 호도하고 흠집 내는 마타도어가 횡행하였다. “했다” “안했다” 입 싸움만 요란하였다.

현대인은 과학을 신봉하지만 선거에서는 사람의 감성이 작용한다. 거짓을 말해도 인간의 속내는 알 수 없다. DNA검사를 여러 차례하고 거짓말 탐지기 조사까지 했으나 끝내 “애를 낳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한 여성의 행태를 보면서 고집과 거짓에는 과학도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후보자가 과학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내 놓지 못하고 “맞다, 아니다”라면서 말로 우겨대는 선거에서 투표권자의 선택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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