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 선거비용 원인 제공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재·보궐 선거비용 원인 제공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 승인 2021.04.0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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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
행정학 박사
4월 7일 전국 19개 곳에서 재·보궐선거가 실시되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로 그들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한 선출된 공직자의 신상변화에 따라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그 이유가 질병이나 사망 등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비도덕적 일탈로 인한 것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왜냐하면 이러한 선거에 시민들의 삶을 증진시키는데도 부족한 많은 혈세가 지출되기 때문이다.

이번 4월 7일 재·보궐선거가 실시된 곳은 광역자치단체장 2곳(서울, 부산), 기초자치단체장 2곳(울산 남구청, 경남 의령군), 광역의원 7곳, 기초의원 8곳 등 전국 19개 곳으로 선거관리에 약 1,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 가운데 질병 등으로 전임자가 사망하여 부득이하게 보궐선거를 한 5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전임자의 성추문이나 선거법 위반 등 개인적인 부도덕성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될 선거를 치르게 된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지방선거의 비용은 전액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한 예로 지난 10여 년 전 이 지역에서 현직 구청장이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경우가 있다. 이때 재정상황이 좋지 못한 해당 자치단체는 예비비로 선거비용을 충당하지 못해 공무원연금공단에 납부해야 되는 해당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연금을 차기년도로 미루고 선거비용에 충당한 웃지 못 할 일이 일어난 적도 있다. 따라서 선출된 공직자가 개인의 정치적 목적이나 부도덕한 일탈로 인해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될 경우 원인제공자나 그러한 자를 공천한 정당에게 선거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4·7 재보궐선거의 경우에도 부산의 경우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에 소요되는 약 220억 원을 분납해도 되느냐고 질의했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2대 도시라는 부산의 경우도 재정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말이다. 지난 6일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 국가채무는 1년 사이에 241조가 늘어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추월하게 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선출직 공직자의 일탈로 인해 치루지 않아도 될 선거에 거의 천억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혈세를 투입해야 한다고 하니 어찌 답답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특히 이번 보궐선거로 당선된 사람들의 임기는 1년 반도 남지 않은 상태임을 감안하면 국가위기 속에서 꼭 보궐선거를 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회의감마저 들게 된다. 따라서 선출된 공직자의 개인적인 비리로 인하여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될 경우, 유발한 당사자나 그를 공천한 정당에 대해 일정부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힘을 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논의가 정치권에서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여야 모두에서 이에 대한 몇 개의 개정안이 발의되었으나, 모두 소관 상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논의만 되다. 2016년 5월 19대 국회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흐지부지되었다. 그 당시 작성된 국회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를 보면 ‘선거비용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개인이나 정당에 책임지도록 할 경우 공무담임권을 제약할 수 있고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선거공영제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며, 정당 활동의 자유를 제한할 소지가 있다’는 등 정치인들의 입맛에 맞는 내용으로 제출되었고 이를 기화로 의원들은 논의 하는 척만 하다 임기종료와 더불어 사문화시킨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즉 국회의원들이 여야를 떠나 그들의 발목을 잡는 법률안을 절대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것이다.

그러나 선출직 공직자의 일탈로 인해 혈세를 낭비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보아서는 안 된다. 왜 선거법 개정을 통해 원인제공자나 그를 공천한 정당에 일정 부분 책임을 묻는 것이 헌법을 위반하는 소지가 있는지 알 수 없다. 한 선출된 공직자의 일탈이 수천 수백만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에 대해 일정부분 제약을 가하자는 것이 진정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란 말인가?

막대한 선거비용과 행정공백을 통해 혈세낭비를 초래하는 재·보궐선거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항상 책임 정치를 부르짖는 정당들이 하루빨리 법 개정을 통해 선출된 공직자의 개인적인 비리나 일탈로 인해 보궐선거를 치르게 될 경우 반드시 그 공직자나 제대로 된 후보를 공천하지 못한 정당에게 일정 부분 책임을 묻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그들이 표방하는 진정한 책임정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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