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정책 비즈니스 모델과 청년 기업가정신
[배종태 경영칼럼] 정책 비즈니스 모델과 청년 기업가정신
  • 승인 2021.04.0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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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국민적 관심 속에 치러진 4월 7일의 재보궐선거는 여당의 패배로 끝났다. 이번 시장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특히 정책에 대한 토론은 실종되고 네거티브만 많았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는 국민들이 주권자로서 국민이나 지역의 대표를 뽑는 권리를 행사하는 중요한 정치적 행위이다.

유권자들의 투표 행위는 사실 소비자들의 상품/서비스 구매 행위와 비슷하다. 선거에서는 각 정당이나 후보자가 여러 정책 패키지를 제시하고 투표할 유권자들은 여러 후보자들이 제시한 정책 패키지 중에서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정책 패키지를 제시한 후보자에게 투표한다. 반면 기업은 여러 상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내어 놓고, 소비자들에게 구매를 요청하고, 소비자들은 가장 선호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다. 본질적으로 두 행위의 본질은 같다. 다만 투표에서는 정책 패키지 중에서 선택이 가능할 뿐 개인이 좋아하는 세부 정책들을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없지만, 상품 구매에서는 개별 상품의 구매가 가능하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정책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구체적인 공약

그렇다면 기업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내어 놓을 때 거치게 되는 방식이나 과정은 정당의 정책 개발과 제안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후보자들이 제시하는 공약들은 사실 본인이 선출되었을 때에 이런 일들을 하겠다는 목표를 모아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을 하겠다는 목표만 있고, 누구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이며, 이 사업을 하는데 어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가고 어떻게 조달할 것이며,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혜택은 얼마가 될 것이라는 그림은 없다. 그러다 보니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된다.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는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고, 이에 따라 사업을 추진한다.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과 제시 없이는 사업 수행이 불가능하다. 비즈니스 모델에는 이 사업의 구체적인 고객이 누구이고 (who), 이 고객들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what), 그리고 이렇게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자원으로,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누구와 함께 일할 것인지 (how), 그리고 이 사업을 하는데 얼마의 자원과 예산이 투입되고 얼마의 수익이 발생하는지 (why) 검토하고, 보완한다.

물론 정부의 정책 개발 과정이 기업의 신사업 개발 과정과 비교하면 상황이나 여건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정부의 정책 개발에서도 정책 목표는 더욱 구체적이고, 측정가능하고, 달성가능하고, 적절하고, 시간 계획이 있는 (SMART) 목표이어야 하고, 사업내용도 비즈니스 모델 방식으로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 청년 기업가정신을 키우기 위한 노력

모든 선거의 결과에는 국민들의 마음이 담겨있고, 정치권에서는 이 마음을 제대로 읽고 이를 정책에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서는 청년들이 느끼는 분노와 좌절이 크게 나타났다. 취업, 주택, 결혼, 미래 등 당면한 여러 이슈들이 모두 어렵고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다. 코로나 19 사태는 이러한 상황을 더 악화 시킨다. 청년들에게는 크게 취업과 창업의 두 가지 길이 있다. 그래서 취업보다 창업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창업의 꿈을 펼치는 젊은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물론 창업도 쉽지 않는 길이고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청년들이 창업을 통해 이루려는 꿈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면, 그리고 도전을 통한 성공 가능성이 실패의 위험보다 더 크다고 느낀다면 더 많은 도전이 일어날 것이고, 그 도전을 통한 성공사례도 더 많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정책과 사회적 노력도 이러한 여건을 조성하는데 맞추어져야 한다. 앞서 말한 정책 비즈니스 모델을 제대로 개발하여, 시대정신에 맞게 청년 기업가정신을 촉진하고 창업을 활성화하는 정책이 발굴되고 꾸준히 시행되어야 한다.

청년 기업가정신(Youth Entrepreneurship)을 육성하려면, 청년들의 창업의도를 높이고 창업을 활성화하려면, 일률적인 창업교육 활동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방향성을 가져야 하며, 목적지향적인 기업가정신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노력들이 필요할 것이다.

첫째, 청년들이 창업이 바람직하다고 느끼도록 해야 한다. 청년들은 성공한 기업가들을 만나 그들의 성공사례를 접하면서 롤모델을 찾고, 자신도 성공적인 기업가로서의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을 가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가정신 교육 프로그램에 많은 성공한 기업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과 문화를 만들고, 청년들이 창업을 통해 꼭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둘째, 누구나 창업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에, 기업가적 잠재력과 성향을 가진 청년들이 도전하도록 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자신이 기업가로서 끼가 있는지 스스로 경험해볼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또 기업가를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청년들을 찾아야 한다.

셋째, 예비창업자들이 창업하면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스스로 느끼도록 창업을 더 잘 준비시키고 자신감을 높여야 한다. 창업의 성공의 이르기 위해서는 기업가의 역량과 지식이 필요하며, 이를 키우는 학습이 필요하다.

모든 정책은 이제 임기응변적인 대응이 아니라, 현황과 문제점 파악을 넘어, 그 문제가 생기는 근본원인을 찾고 이에 바탕을 둔 양질의 정책 대안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책 개발 프로세스의 혁신을 통해 우리나라의 정책 품질이 한 단계 더 높아지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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