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8일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영남 꼰대당’을 탈피하자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초선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지칭한 ‘특정 지역 정당’은 국민의힘이 여전히 영남권, 특히 대구·경북(TK)을 핵심 기반으로 삼는 현주소를 가리킨다. 또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은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초선 의원들은 이번 재보궐 선거 승리에 대해 “결코 우리 당이 잘해서 거둔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라며 “우리의 승리가 아닌 문재인 정권의 패배이자, 우리 국민의힘에 주어진 무거운 숙제라는 사실을 마음 깊이 명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 명을 이겨도 자기 자신을 이기는 것만 못하다고 하듯, 자만 말고 쇄신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뜻으로 받아들이고 승리의 기쁨은 묻어두겠다”라고 덧붙였다.

초선 의원들은 “국민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정치권의 구태와 결별하고 새롭게 시작하겠다”라며 “낡은 보수의 껍질을 과감히 버리고 시대의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하는 변화와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초선의 신선함과 개혁 의지로 세상의 변화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국민의힘을 바꿔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초선 의원들의 성명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이 20·30대의 지지에 힘입어 11년 만에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여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면에는 차기 원내대표와 당 대표 선출에서 ‘영남권’과 ‘다선’은 가급적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포스트 김종인’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당권경쟁을 앞둔 시점에서 미묘한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당내에선 차기 당 대표 후보군으로 5선의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진석·조경태 의원, 4선의 박진·홍문표 의원, 3선의 윤영석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또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주호영 원내대표 후임은 권성동·김기현(4선) 의원, 김태흠·유의동(3선) 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현재 거명되는 이들 중 조경태(부산)·주호영(대구)·김기현(울산)·윤영석(경남) 의원이 ‘영남권 다선’에 해당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차기 지도체제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오는 1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전당대회 준비기구를 띄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