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만한 권력의 칼을 단 한 번도 쥐어본 적이 없는 젊음만이 순수하게 분노할 수 있고 순수하게 슬퍼할 수 있다.
나는 주정뱅이다. 취기 어린 나의 눈에는 사회의 어두운 면이 도드라진다. 사람들이 보기 싫어하는 것들, 인지하지 않고 피하려 하는 것이 보인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며, 아름다운 것들로 자신의 주위를 채우며, 아름다운 것만을 보려한다. 나는 젊은 관찰자로서 내가 바라본 ‘보고 싶지 않은 세상’, ‘숨겨지고 감춰진 세상’, ‘추한 현실’들 표현하고, 달콤한 현실만을 탐식하려 하는 관람객에게 냄새나는 쓰레기를 들이밀고자 한다.
최근에는 유화를 사용하는 캔버스 작업에서 벗어나, pvc파이프, 나무, 돌과 같은 재료를 사용한 설치 작업에 도전하고 있다. 큰 심정적 변화가 있어서가 아닌, 평면작업보다 전달력이 강할 것 같아, 한번 시도해본 것들이다. 내 작업을 통해서 이 사회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젊은 작가로서 내가 본 세상을 솔직하게 표현해나가려 한다.
※ 조민해는 2020 안팔불태전 (수창청춘맨숀, 대구), 2020 a4전 (스페이스 129, 대구)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2021, March(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