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한 세상과 첫사랑 회복
청렴한 세상과 첫사랑 회복
  • 여인호
  • 승인 2021.04.1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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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을 수용하여 개발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직원들이 국민에게 공개되지 않은 내부정보를 이용하여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불법 투기를 했다는 반칙행위가 알려지자 많은 국민이 정부 차원의 조사뿐만 아니라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 등의 강도 높은 조치와 강력한 처벌까지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반칙이라는 말은 경기자가 경기 규칙을 위반할 때 주로 사용하는 단어인데 문득 중학교 시절 반별 대항 경기가 생각납니다. 누군가 승부욕에 불타 고의든 아니든 반칙을 하면 상대방 친구들이 벌떼같이 일어나 거칠게 소리를 지르며 경기를 무효로 되돌려 놓았던 장면들이 떠올라 웃음이 절로 납니다.

정해진 규칙을 잘 준수하여 선의의 경쟁으로 이긴 승자만이 진정한 승리자라고 배웠던 그 시절에 우리들만의 리그에서는 반칙에 대한 응징이 아주 준엄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그렇게 배우며 살아가고 있기에 높은 청렴 수준에 있으리라고 믿었던 공직자들이 불법으로 이익을 얻는 내부자 거래의 주체가 되었다는 그들의 반칙 소식은 국민들로 하여금 커다란 실망과 박탈감으로 분노에 치를 떨게 하였습니다.

공직자의 도덕성은 시대를 막론하고 국가의 안정과 질서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하고, 또한 많은 권한을 가졌기에 가치관의 혼란으로 반칙을 스스럼없이 자행할 때 사회에 미치는 그 영향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일반인들보다 더 높은 윤리 규범이나 청렴결백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살아온 시간만큼 세상의 때가 묻기 마련이라 누군들 자신 있게 결점 없는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번 반칙행위는 이제까지 관행처럼 묵인되었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모습이 공직사회의 현주소로 인식될 것 같아 더욱 안타깝습니다.

세계 2위인 음료기업 펩시콜라가 1위인 코카콜라의 ‘비밀 제조법’을 손에 넣을 기회를 과감히 포기하고 내부 기업 윤리 ‘컴플라이언스’ 규정 준수를 선택한 펩시콜라의 용기 있는 조치가 오늘따라 더 값지게 다가옵니다.

2006년 펩시콜라는 “코카콜라의 고위직 임원 한 사람이 코카콜라 신상품에 대한 아주 상세한 비밀 정보를 가지고 우리에게 접근해 왔다.”라는 내용의 편지 1통을 코카콜라 회사에 보내게 되고, 코가콜라는 펩시로부터 기업 비밀 절도 사실을 통보받은 즉시 FBI와 함께 그 범인을 체포하게 됩니다.

코카콜라 브랜드 파워에 밀려 항상 2위였던 펩시는 생존경쟁 세계에서 1위를 빼앗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지만, 거금을 주고라도 꼭 사고 싶었던 그 비밀 제조법을 포기하고 ‘기업 윤리와 정직 준수’를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 아직까지도 여전히 2위의 자리에 머물러 있긴 하지만 펩시의 정직성에 대한 브랜드 가치는 아마도 세계 1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 순간에는 손해가 생길 수도 있고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올바른 길을 선택한 자만이 가치로운 당당함을 온전히 누릴 자격을 가진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합니다.

처음 공직자로 지원했을 때는 대단한 부귀영화를 바라며 선택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하며 명예롭게 선택한 사랑의 길이었을 겁니다. 우리 모두 그때의 마음 그 첫사랑으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청렴한 세상은 인간의 본성에 숨어있는 탐욕으로 인해 반칙이 상식이 되어버린 사회에서도 첫사랑을 회복하여 부정한 마음을 경계하고 청렴한 마음을 가다듬으며 당당함의 가치를 선택할 줄 아는 용기 있는 자들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지금은 우리 모두 가치로운 당당함에 대해 깊이 숙고할 때입니다.



배은희 대구도림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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