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비 공개 의원급 확대…의료계 “과도한 행정 간섭”
비급여 진료비 공개 의원급 확대…의료계 “과도한 행정 간섭”
  • 조재천
  • 승인 2021.04.1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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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경쟁 붙어 의료 질 하락
길들이기 정책, 즉각 중단을”
정부가 ‘비급여 진료비’ 정보를 공개하는 대상을 기존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의원급 의료기관 이상으로 확대하자, 의료계가 즉각 반발하면서 또 한 번 마찰을 빚고 있다. 비급여 진료비는 환자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항목 치료를 선택할 때 전액 부담하는 금액을 말한다.

정부는 의원급 포함 모든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하면 국민의 알 권리를 비롯해 의료기관 선택권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환자와 의료기관 간 사적 영역에 가까운 비급여 항목까지 국가가 나서 관리하는 것은 과도한 행정 간섭이라며 반기를 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시도의사회장단은 12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문재인 케어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비급여 관리 강화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비급여 문제는 정책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의료기관이 최소한의 경영을 하기 위해선 급여 항목에 대한 적정 수가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정부는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의료법 제45조 등에 따라 이미 전체 의료기관이 비급여 항목과 가격을 환자 또는 보호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비치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의료 선택권 강화를 이유로 비급여 진료비 등 현황 조사와 결과 공개를 의원급까지 확대하는 것은 비급여까지 정부가 통제하겠다는 관치의료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급여 항목은 비용과 기준이 정해져 있지만, 비급여 항목의 경우 의료기관마다 의료 장비와 치료 방식 등이 달라 시장 논리에 따라 비용이 정해지고 있어 사적 영역으로 봐야 한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또 단순 비교 방식으로 비급여 진료비가 공개되면 저가 경쟁을 피할 수 없어 의료 질 하락으로 인한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구시의사회도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비급여 진료비 등 현황 조사 및 결과 공개에 대해 의원급 확대를 강행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를 통한 의료계 길들이기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의원급 의료기관이) 코로나19 환자 조기 선별과 전파 예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마당에 (정부는) 과도한 규제를 남발해 의료기관의 사기를 꺾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공개에 관한 기준’ 고시를 일부 개정했다. 이에 따라 의원급 의료기관은 오는 27일부터 6월 1일까지, 병원급 의료기관은 다음 달 17일부터 6월 7일까지 비급여 진료비 등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수집된 정보는 8월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심평원 관계자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 조사·분석 공개는 비급여 진료비 공개 제도의 새로운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의원급 비급여 가격 공개의 성공적인 정착으로 국민의 알 권리가 보장되고, 합리적 비급여 촉진에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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