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에 돌아간 서민용 공공주택
LH 직원에 돌아간 서민용 공공주택
  • 윤정
  • 승인 2021.04.1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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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분양 10년간 1천900채
“사실상 LH 기숙사로 이용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1천900명이 지난 10년간 LH 공공임대·공공분양 주택에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실이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2020년 LH 직원 1천900명이 자사 공공임대 주택(279명) 또는 공공분양 주택(1천621명)에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임대 주택은 임대의무 기간(5·10년) 입주자가 거주한 뒤 우선적으로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는 주택이다. 70%는 다자녀 가구나 노부모 부양자,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국가유공자, 관계기관 추천을 받은 사람 등에게 공급된다.

공공분양 주택은 분양받은 사람에게 소유권을 바로 이전한다는 점이 공공임대와 다르지만 무주택 서민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을 공급 대상으로 삼는다.

LH 직원들이 임대의무 기간 10년인 공공임대 주택 분양 계약은 모두 233건을 차지했다. 수도권(168건)에 가장 많았고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93명이 수원 광교지구에 몰렸다.

공공분양 주택의 경우 전체 1천621명 중 503명이 2012~2015년 진주에 있는 경남혁신도시지구에 계약했다. 진주에는 2015년 LH 본사가 이전했다.

강원·경남·경북·광주전남·대구·울산·제주·충북 등 지구명에 혁신도시가 들어갔거나 혁신도시가 만들어진 곳까지 더하면 혁신도시 관련 계약자는 모두 644명(39.7%)이다. 세종시 공공분양에는 2013~2019년 총 158명이 몰렸다.

이에 LH 측은 “공공임대 주택에 입주한 임직원들은 일반 계약자와 동일하게 적법한 입주 자격을 갖춰 정상적으로 입주했고 공공분양도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라며 법은 어긴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10년간 퇴직자 등을 감안해도 2016년까지 임직원 수가 6천명 선이던 LH에서 공공주택 계약자가 2천명 가까이 되는 현상은 정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작년 말 기준 LH 임직원은 무기계약직 2천359명을 포함해 모두 9천566명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하고 주변 시세보다 싸게 분양받는 10년 공공임대는 LH 직원들에게 알짜배기였을 것이다. 사실상 LH 기숙사인 셈”이라며 “공공분양도 민간보다 통상 10~20%는 싸게 공급되는 편”이라고 했다.

권영세 의원은 “LH의 만연한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드러난 만큼 이해충돌을 뿌리 뽑고 무너진 공정과 정의를 재정립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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