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백신 접종률 높이는 방안 마련에 진력해야
정부, 백신 접종률 높이는 방안 마련에 진력해야
  • 승인 2021.04.1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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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부국장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인 영국이 일상으로의 회복 속도를 높이기 위해 ‘백신 여권’(Covid passport) 도입을 추진한다. 영국뿐만 아니라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스페인과 그리스, 태국 등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백신 여권이나 이와 비슷한 코로나19 상태 증명서 등을 도입했거나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미 그리스와 ‘백신 버블’을 형성, 백신 접종 자는 두 국가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했다. ‘버블’은 코로나19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는 것이다. 아시아에선 태국이 오는 7월 1일부터 푸껫으로 입국하는 백신 접종 자에 한해 자가 격리를 면제를 추진한다. 입국 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푸껫을 여행할 수 있으며, 1주일 뒤에는 태국 전역을 돌아다닐 수 있다. 전 세계 최소 15개국에서 이미 백신 여권이나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이다. 코로나 19 백신 접종은 팬데믹 시대 필수가 됐다. 아울러 백신여권 도입은 일상 회복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주요국들이 자국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빠르게 물량을 선점하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2월 26일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43일째인 지난 9일까지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114만8060명으로, 국내 인구 대비 접종률은 2.21%에 그치고 있다. 국제 백신 접종 통계 사이트인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코로나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 비율은 이스라엘 61.18%, 영국 55.08%, 칠레 37.37%, 미국 32.89%다. 우리나라 접종률 순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 가운데 남미의 콜롬비아에 이어 35위다. 인구 규모가 비슷한 한국(5182만 명)과 영국(6820만 명)의 접종률 차이는 현저하다. 영국과 한국의 차이는 정부 능력의 차이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사례이다.

정부는 11월까지 국민 70% 이상 집단 면역을 자신하며 늦은 백신 수급 비난여론을 반박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혈전 논란으로 잠정 중단됐던 국내 아스트라제네카(AZ) 접종이 12일 재개됐지만 30세 미만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AZ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백신 접종은 더 늦어지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우리나라는 다방면의 노력과 대비책으로 백신 수급 불확실성을 현저하게 낮추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대다수 나라들이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늦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이에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다른 나라들은 백신 여권을 도입 등 코로나 종식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며 “정부가 K-방역에 심취해서 백신 확보에 안이했던 태도 탓에 우리나라 백신 확보가 매우 뒤쳐졌다”고 지적했다.

백신 접종은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원활한 접종 여부와 접종률의 추이가 향후 경제회복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 연합(EU)은 2022년과 2023년에 사용할 용도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공동 개발 백신 추가 도입에 나섰다. 최대 18억회분이며, 2년간 모든 EU 회원국 국민이 맞을 수 있는 분량이다. EU 27회원국 국민은 약 4억5000만 명이다. 항체를 생성시키기 위해 두 차례 접종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9억회분이 필요하다. 화이자 백신만으로도 2년간 공급이 충분하도록 미리 준비하겠다는 의도다. 화이자는 2022년에 30억회분 이상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중 상당량을 EU가 미리 확보하겠다는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하루 6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4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높다. 정부가 국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에만 집중하다 근본적 해결책인 백신 확보에 소홀히 한 결과물이다. 의료계에선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4차 대유행 막기 위해선 보다 빠른 백신 접종이 절실하다고 한다. 정부는 솔직하게 늦은 백신 접종을 사과하고, 부처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 등 모든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백신 수급에 진력을 다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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