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여성일자리
코로나 시대의 여성일자리
  • 승인 2021.04.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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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젠더와 자치분권 연구소장
코로나19 팬더믹은 같은 지역에 사는 우리가 서로 얼마나 깊게 연결되어 있는지 깨닫는 기회였다.

‘대구사람 출입금지’

1차 대유행의 중심에 대구의 종교단체가 등장하면서, 대구로 혐오와 차별이 쏟아졌다. 서울로 정기검진 다니던 환자는 진료도 거부당하고, 화물차 기사는 대구경북 차량이라는 이유로 일감을 받지 못했다는 보도들도 접했다. 비행기 타고 세계를 여행하는 꿈을 꾸며, 이웃에 누가 사는지 관심이 크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팬더믹을 겪으면서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코로나 확진자의 전국적인 현황보다는 대구시, 그것도 내가 사는 지역의 현황이 궁금하고 기초자치단체에서 보내는 휴대폰 재난문자를 받으며 지역과 함께 사는 이웃이 있는 마을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었다. 마을은 잘 보이지 않았던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함께 살아가는 중요한, 새로운 장소가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공적서비스가 제한되는 가운데, 복지서비스 지원기관의 활동 제한으로 사회적 약자들은 지역사회에서의 안정적이고 안전한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어르신과 아이들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돌봄노동은 더 중요해졌으나 여성이 도맡고 있는 현실이다. 지역성평등지수가 보여주는 가족분야의 낮은 성평등 순위는 가사노동 담당자로서 여성의 ‘독박돌봄’을 짐작하게 한다.

통계에 의하면 자녀돌봄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여성의 자녀돌봄 시간은 크게 증가하였다. 이처럼 돌봄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의 경제활동에 대한 욕구는 높은 것으로 나타나 돌봄과 일을 병행하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필요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를 착용한지가 1년이 훌쩍 넘은 지금, 우리의 활동공간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직장에서 집, 번화가에서 동네로 바뀌었다. 익숙하던 것들과 결별하고 새로운 문화와 친해지는 중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은 많이 위축되었을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불안정하고 위험하다. 이런 가운데 여성이 맡아왔던 돌봄노동에 대한 공적 지원과 더불어 공동육아나눔터, 가족품앗이 등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돌봄지원이 활성화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마을의 소공원, 마을카페는 가끔 숨통을 트이게 하는 장소이지만 많이 부족하다. 도시재생, 주민자치 기반확충 등으로 늘어나고 있는 커뮤니티센터의 활성화를 기대하지만 접근성, 안전성, 개방성 등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특히 여성1인 가구의 빠른 증가는 안전한 생활서비스, 함께 이용하는 동네부엌 등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으며 이는 마을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정한 여성고용시장의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와 함께하는 시대에 마을이 진정한 의미의 여성생활권이 되기 위해서는 주민을 위한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머물고 싶은 동네는 반드시 맛있는 빵집이 있듯이 살기 좋은 마을엔 반드시 여성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지역에서의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나 지역에서 선순환해야 한다. 여성이 함께 참여하고, 가족이 살기좋은 여성친화도시를 만드는 것은 다양한 여성가족문제를 해결하는 미래지향적인 전략이다.

여성친화도시는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시행되어 왔으나 대구시가 지원한다면 보다 큰 단위에서 미래지향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시대를 함께하면서 새로운 여성가족정책의 미래를 마을에서 만난다.

대구시가 자랑하는 여성정책박람회는 접근성이 낮은 곳에서 대규모로 개최하는 것보다 지역별 특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른 마을의 새로운 명소 방문도 하고, 여성가족정책 세미나도 참석하고, 우리농산물을 생산하는 주민도 만나고, 먹거리도 구입하는 여성축제의 장으로 기획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때 기획자 따로, 참석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함께 기획하고 준비하면 좋겠다. 여성단체, 마을 활동가, 지역별 통장협의회 등 다양한 여성들과 함께 준비한다면 이미 참석자도 확보된 것 아니겠는가.

활발한 활동이 돋보이는 대구의 다양한 여성단체는 마을에서 어르신, 청년 여성들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서로의 경험과 미래를 엮어 대구의 여성정신을 만들자.

대구의 여성정신은 마을에서 대구! 마음대로 대구!가 되게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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