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동물농장
[신간]동물농장
  • 석지윤
  • 승인 2021.04.1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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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역으로 다시 읽는 정치우화 명작
동물 캐릭터 각각 상징성 부여
지배층 모순 등 신랄하게 풍자
문학성에 재미·품격까지 갖춰
동물농장
조지 오웰 지음/ 새움/ 252쪽

시대를 초월하는 정치 우화의 명작이 직역판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동물농장은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과 신흥 좌파 지배층의 모순 등을 신랄하게 풍자한 작품이다. 노골적 정치색을 띠었음에도 문학성과 품격, 재미까지 완벽하게 갖춘 덕에 세계 문학사와 인류 지성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간의 수탈을 참지 못한 동물들이 반란을 통해 농장주를 추방하고 세상을 뒤집음으로써 권력을 갖게 되지만, 새 지배층이 된 돼지들의 권력 독점은 인간보다 더 추악하고 탐욕스럽다. 당연히 다른 동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힘들어지지만, 새로 완장을 찬 신흥 권력자들의 현란한 거짓말에 속아 더욱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착각한다.

돼지들은 반대파를 적으로 몰아 타도한 뒤에 온갖 위원회와 연맹을 만들어 자리를 나눠 갖고 다른 동물들을 억압한다. 또 일곱 계명을 만들어 다른 동물들을 세뇌하고 통제하는데, 나중에 가면 계명을 어기는 쪽은 돼지들이다. 시간이 갈수록 신격화되는 돼지 ‘나폴레옹’은 스탈린을 모델로 한 캐릭터다.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 등이 ‘무오류의 지도자’였듯, ‘동물농장’ 속 동물들은 “나폴레옹 동무는 항상 옳다”고 외쳐야만 숙청되지 않는다.

책의 진가는 아이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흥미진진한 우화라거나, 노골적인 정치색을 띤 재미있는 풍자소설이라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우화의 외피를 두른 정치적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문학작품으로서의 위트와 품격을 잃지 않은 수작이라는 점에 더 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전의 번역서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을 통해 저자가 전하려던 메시지와, 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채택한 개별 문장들 하나하나를 일일이 분석하고 최적의 우리말로 옮기기 위해 고심한 역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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