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과 통합 절차를 계속 추진하기로 의결했지만 두 당은 합당 이슈에서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야권 통합’이라는 대의명분에서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추진 속도와 방식에선 여전히 온도차가 엿보인다.
국민의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일단 속도전에 나선 모습이다.
주 대표 대행은 18일 “국민의당에서도 통합 찬성 의견이 모인다면 당장 다음 주말이나 그다음 주초에라도 양당의 합당 선언이 가능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지난 16일 의원총회에 이어 19일 전국 시도당 위원장 회의를 통해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일단락 짓겠다는 입장이다.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도 합당 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낙관했다.
조만간 대표 대행으로서 합당의 큰 틀을 정하고 실무 논의까지 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당내 이견을 부각하며 속도 조절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안 대표는 17일 열린 충청지역 당원 간담회를 한 후 “국민의힘과 통합에 대해 당원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라며 신중론을 폈다.
그는 “통합에 대해 찬성하는 분도 반대하는 분도 있다. 찬성하면서도 여러 가지 우려하는 게 많았고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사실상의 흡수통합론에 거리를 두면서 국민의힘의 차기 지도부 선출 이후에 ‘합당 담판’을 짓겠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안 대표의 향후 대권 행보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범야권 혁신 플랫폼’을 비롯한 안철수표 키워드를 살려가려면 신설통합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당 대 당 통합을 바라는 국민의당으로서는 국민의힘의 차기 지도부와 통합 논의를 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