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해진 도시가 좋아~♬ 새들의 지저귐 들리나요
고요해진 도시가 좋아~♬ 새들의 지저귐 들리나요
  • 신경용
  • 승인 2021.04.18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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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13) 달라진 새 소리
환경변화 가장 민감한 동물
온갖 소음에 찢어질 듯 울다
코로나에 도시가 조용해지자
지저귐 소리도 낮고 부드러워
전문가 “편안하고 안정적”
바이러스, 생태계 파괴서 비롯
새소리가 즐거움을 주는 일상
인류의 관심·배려에 달려있어
새소리1
 

필자는 ‘숲이 우거지면 새들이 날아온다’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책을 펴냈다. 오늘도 날아든 새소리에 즐거움으로 화답한다. 햇살 스며드는 아침, 수목원 솔밭 산책길을 걷는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으나 봄을 만끽하는 발걸음은 흥겹다. 귓전에 들려오는 새들의 맑은 재잘거림에 절로 기분이 밝아진다. 아름다운 새소리는 듣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이다.

새는 자연환경 변화에 가장 민감한 동물로 꼽힌다. 그래서 새의 변화를 알면 자연환경의 변화도 알 수 있다.

새들은 소리를 내어 지저귀거나 부비부비 비비며 몸짓으로 서로 소통한다. 구애 소리를 내며 짝짓기를 말하고, 누군가 침범하면 자기 영역을 방어하기 위한 소리를 내고, 적의 위치를 동료들에게 알리기 위해 지저귀고, 먹이의 위치를 알려주기 위해 울음소리를 낸다. 새의 소리는 자기들끼리의 유대관계를 만들거나 소통하는 방식이다.

종일 쉬지 않고 노래해 짝을 찾아 짝짓기를 하고, 자기 영역에 적이 침입했을 때는 우렁찬 소리로 울어대며 적을 위협해 쫓아버린다. 소음이 가득한 곳일 경우 새들은 자기들의 영역을 지키고 보존하려고 찢어질 듯한 소리를 낸다. 자기들의 소리가 도시의 소음에 묻히지 않아야 하므로 찢어질 듯 울어대는 것이다. 이마저도 요즘엔 뜸해졌다.

인간들의 토지 이용 방식과 기후변화로 인해, 또 간척 사업, 조력 발전 사업, 4대 강 공사 등으로 조류 종의 서식환경이 많이 변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하늘을 가득 날아가는 철새들의 모습을 보기 어렵게 됐고, 환경오염과 변화로부터 어떻게 조류를 지킬 수 있을 까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

‘윈도 스트라이크(window strike)’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건물의 유리창을 인식하지 못한 새들이 그대로 날아가 부딪혀 치명상을 입거나 죽음에 이르는 현상을 윈도 스트라이크(window strike)라고 한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해마다 유리창 등 유리로 된 구조물에 충돌해 죽은 야생조류 수가 약 800만 마리로 추정된다.

현대인의 취향에 맞추어 건물을 짓다보니 건물의 세련미를 우선 고려하고 생태계를 제대로 배려하지 않은 결과다.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는 고층건물의 이면에서 엉뚱하게 새들이 희생되고, 그 영향으로 생태계마저 점차 파괴돼 간다는 사실은 또 하나의 지구 환경위기 요소다.

그런데 최근 생태계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 새들의 변화도 그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동안 지구촌 새들의 서식 환경이 바뀌었다. 새소리와 새들의 개체 수가 달라지고 있다. 새들의 소리가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동안 달라졌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도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소리가 편안하고 안정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더 많은 새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에 걸쳐 녹음한 새소리를 토대로 비교 분석해, 도시가 조용해지자 도시에 사는 참새의 지저귀는 울음소리가 변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소음과 공해가 사라지자 안정적인 낮고 부드러운 소리로 지저귄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지지배배 지저귀고 있어 새들이 크게 지저귀는 것처럼 들리지만 이전보다 많은 새가 모여 지저귀기에 크게 들릴 뿐, 사실은 새들이 더 조용하게 지저귄다는 것이다.

현대 문명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멈출 줄 모르고 달려왔다. 속도도 너무 빨랐다. 자연은 정복이나 개발의 대상으로 보았고, 급속한 경제개발을 인류 발전의 우선 가치로 여겨 왔다.

이제 자연에 대해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 전래동화 콩쥐 팥쥐에 보면 계모인 팥쥐의 엄마가 콩쥐에게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워 넣으라고 심술을 부린다. 불가능한 일을 시켰다는 말이다. 우리는 한쪽에서 자연을 보호하자고 하면서도 다른 한쪽에서는 과도하게 자연을 훼손하고 착취하는 이중적 행태를 지속해 왔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자연보호에서 이제 돌아서야 한다.

◇ “자연보호, 인류 전체의 복지다”

제9대 UN 사무총장이자 포르투갈의 전 총리인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는 너무 오랫동안 지속해온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우리는 자연을 상대로 무의미하고 자살적인 전쟁을 벌여 왔다”라며 인류 전체의 복지가 지구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인류 전체가 자연보호에 참여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밑 빠진 독에 물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물을 아무리 빨리 날라 부어도 밑 빠진 독에 물을 가득 채울 수는 없다. 이처럼 노력이나 시간을 많이 들여도 보람이 없는 일일 때가 있다. 그래서 콩쥐에게 가해진 물 붓기는 실익없는 계모의 심술이 되는 것이다.

생태계 파괴를 방지하려면 인류 사회 전체가 평소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하는데, 현실은 생태계가 파괴되어 멸종위기를 맞거나 종의 상실을 겪게 되는 등의 자연환경 장애를 겪고 나서야 생태계 복원 사업 등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완전히 틀린 방안은 아니지만 결코 바른 답도 아니다. 파괴되기 전에 자연을 보호하고 멸종되기 전에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

◇코로나19로 얻는 교훈

코로나19로 인류는 여러 가지 교훈을 얻었다. 코로나19의 위협과는 대조적으로 미세먼지도 줄었고 하늘이 맑고 투명하기도 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활동이 줄자, 미세먼지가 사라지고 하늘이 맑아지는 경험을 했다. 동물들은 위협을 느끼지 않게 되었고, 새소리도 달라지며 조류의 서식 환경도 변화했다. 위기 속에서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 기회가 있음을 경험했다.

지구촌 인류의 활동이 제한되고 팬데믹의 위기 속에서 백신 개발에 주력한 결과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었고 지금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의 건강을 위해 일상을 희생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에 협조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필요한 방역수칙을 지키고 협력하며 사회공동체를 소중히 유지하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습관화돼 버린 일회용품 사용과 산적해 있는 쓰레기 처리가 그것이다.

작금의 상황에서 인류는 마주한 바이러스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 바이러스 위험은 자연파괴에서 파생되었음을 교훈 삼아야 한다. 그동안 인류사회의 지나친 성장 추구 활동이 자연을 급격히 파괴했고, 생태계를 위협했다는 자각을 해야 한다. 인류는 역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안전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서도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인식을 절실히 해야 한다.

◇자연보호 헌장의 의미

1978년 10월 5일에 선포된 자연보호 헌장은 “첫째,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보전하는 일은 국가나 공공 단체를 비롯한 모든 국민의 의무이다. 둘째,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적 학술 가치가 있는 자연 자원은 인류를 위하여 보호되어야 한다. 셋째, 자연보호는 가정, 학교, 사회의 각 분야에서 교육을 통하여 체질화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넷째, 개발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신중히 추진되어야 하며, 자연의 보전이 우선되어야 한다. 다섯째, 온갖 오물과 폐기물과 약물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한 자연의 오염과 파괴는 방지되어야 한다. 여섯째, 오염되고 파괴된 자연은 즉시 복원하여야 한다. 일곱째, 국민 각자가 생활 주변부터 깨끗이 하고 전 국토를 푸르고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연보호 헌장을 우리가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냥 선포에 그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옛날 우리네 어머니들은 설거지할 때 합성세제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 대신 쌀을 씻고 난 쌀뜨물을 모아뒀다가 사용했으며, 기름기 묻은 그릇은 밀가루로 설거지를 했다. 지금 그렇게 하자고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손쉽게 할 수 있는 일, 대안은 의외로 많이 있다.

중년 남자인 필자가 하루 나절 할 수 있는 일을 예로 들어본다. 미사용 전기코드 빼기, 종이 수건 쓰지 말고 면 수건 쓰기, 재사용 가능한 물병 사용하기, 사무실 비울 때 불 끄기, 빗물 사용해서 정원 가꾸기, 충전식 배터리 사용하기, 수도꼭지 점검하기, 플라스틱 빨대 사용 않기, 에너지 절약형 전구 사용하기, 옛날 가구 재사용하기, 헌옷 기부하기, 종이 절약하기, 전자제품 재활용하기, 실내에 화초 놓기, 정원 가꾸기, 자연광 이용하기 등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자연보호는 고상한 취향을 드러내기 위한 선행 같은 것이 아니다. 자연보호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배려, 그리고 실천의 문제다. 자연을 보호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리고 참여하는 기관과 사람도 많다. 그러나 출발은 먼저 ‘나’로부터다.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할 실천 대상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실행에 나서는 것이 시작이다. 나부터 일상에서 한 가지씩 실천할 때 전체로 번질 것이다. 지구촌 사람들 모두가 참여하는 작은 실천이 자연과 지구를 살린다.

코로나19 비대면 시대 ‘호 깡스’, ‘방 깡스’, ‘집 깡스’ 등으로 쌓여가는 쓰레기와 일회용품 사용 습관을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떠난 새들이 날아들고 숲에서 지저귀는 새소리가 즐거움을 주는 일상이 되는 삶은 자연에 대한 인류의 관심과 배려에 달려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신경용<자연보호운동 대구시달성군협의회 회장·금화복지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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