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행정
협치 행정
  • 승인 2021.04.2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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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민주당 시·도지사 12명, 국회의원 300명중 민주당 180여명, 서울시의원 109명중 민주당 101명, 그 외 기초자치단체장과 대·소 지방의회 거의가 민주당 일색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 전반에 걸쳐 정치·행정을 거침없이 할 수 있었다.

촛불 아류의 성을 쌓아 가면서 개혁의 이름으로 그들의 굴곡 되고 편향된 이념을 곳곳에 심을 수 있었다. 청와대는 권부의 중심으로 강대한 조직으로 변했고 시나브로 대통령은 무소불위의 존재가 되었다. 여당도 국무총리도 어느 장관도 대통령의 심사를 그르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 같았고 자기권한을 팽개치고 청와대의 지시·명령을 금과옥조로 삼고 자리 유지에 급급한 행태를 보이고 있었다. 국가 주요정책의 결정권은 오직 청와대가 갖고 있어 조직 내 분권이란 말이 무색하게 되었으며 국가의 모든 기관들은 집행조직으로서 만족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알다시피 4·7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지역문제가 아닌 국민의 큰 관심사였다. 모든 것을 쥐고 있는 민주당과 100여명의 국회의원이 있지만 제대로 힘을 못 쓰는 국민의힘과의 선거전에서 어느 편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정치·행정의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국민 누구나 갖고 있었다. 선거전에서 크게 승리한 국민의힘과 패배한 민주당은 나름대로 내년 대선을 위한 전열을 다듬고 있다. 청와대도 비서진 몇 명과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장관 몇을 바꾸면서 정국의 추이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국정지지율 30% 초반인 문대통령의 임기가 1년여 남짓한 가운데 민주당은 그간 정부· 여당의 정책실패에 대해 반성한다면서도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당내혁신을 말하는 자당 초선의원들의 입을 막고 새 원내대표에 강성 인물을 선출하고 당 대표에도 그런 인물을 선출할 것으로 봐서 선거의 실패와 정치이념은 완전 별개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필자는 4년 전 대선 때 누가 대통령이 되던 국민들을 잘 살게 해주면 된다는 생각을 가졌고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해 주기를 바랐다. 그런 내용의 칼럼을 쓰기도 했다. 그렇지만 문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죽 봐오면서 나의 우둔함을 자성했다. 대통령 중심체제에서는 국가의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대통령의 정치철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최근 서울시장을 비롯한 야당 소속 5명의 시장·도지사가 중앙정부의 정책에 변화를 요구하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공시지가 산정 권한을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중앙·지방자치단체간의 사무행정에 변화를 촉구하는 정치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30년이 되었고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으로 지방자치와 분권이 강조되고 있지만 양자 간의 관계가 크게 달라진 것 같이 보이지는 않는다.

일전 문대통령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치를 주문한바 있다. 대통령의 임기는 1년 남았지만 국회의원직은 3년이나 남았다고 예사로 말하는 여당은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을 주장하면서 국민들이 염원하는 정책변화에는 미온적이다. 일반적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간 관계의 핵심은 허가권과 재정이다.

오세훈 새 시장은 코로나 시대에 소상공인의 자립을 위한 정책, 서울시가 지향할 재개발, 재건축 및 세제 등에 관한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여당 및 중앙정부의 소극적 자세, 서울시의회의 제동에 걸려 선거민들에게 한 약속을 실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대도시행정, 특히 시민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정책결정에는 많은 갈등이 수반된다. 오시장이 재건축을 말하자 집값이 금방 2,3억 올랐다는 것이 이를 말해 준다.

민주주의 행정은 공익을 앞세워야 한다. 서울시의 집행부와 시의회의 관계를 걱정하는 측면도 있지만 염려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오시장이 사심 없이 서울시정을 잘 이끈다면 서울시민들의 지원이 따를 것이다. 4·7선거의 양상을 보면 그렇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나름대로 총력을 모으고 있겠지만 고심도 많을 것이다. 국민들은 정권의 변화 향방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정치가 고착되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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