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새는 물이 좋아도
물가에서 살지 않는다.
물새도 산이 좋다고
산속에서 살지 않는다.
산새는 물새가 예쁘다고
청혼을 하지 않는다.
물새도 산새가 맘에 든다고
청혼을 하지 않는다.
산새는 산새끼리 산이 좋아
산에서 살다가고
물새는 물새끼리 물이 좋아
물가서 살다간다.
산새는 산새고
물새는 물새다.
◇김병래= 1946년 충남 서산生. 전 KBS부산방송 아나운서 부장. 문예시대 수필시대 시와 수필 등단, 부산문인협회 회원, 부산시인협회 회원. 알바트로스 시낭송회 자문위원, 가산문학 우수작품상 수상, 국제다문화 시공모전 입상, 문예시대 작가상, 경성대학교 사회교육원 스피치지도교수. 저서: 내가 사랑하는 세여인(시집)외 다수 아나운서와 술(수필집).
<해설> 선문답의 이런 글은 몇 번씩 읽으라는 시인의 메시지가 깊이 담겨 있다. 서식지가 엄연히 다른 산새와 물새의 구분이 대립보다는 동등한 관계로 보이면서 자유롭게 무심하다. 이런 자유로운 방종을 어쩌면 시인은 꿈꾸거나, 어려운 질문을 받은 것에 대한 대답일지도 모른다. -정소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