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삼성 유니폼 입지만
첫 해 제외 실망스런 성적표
부진 떨치고 반등할까 관심
삼성의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29)는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가 될 수 있을까.
라이블리는 2019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뒤 올해로 3년째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있다. 사자군단을 거쳐간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 중 3시즌 연속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투수는 없다. 타자까지 확대해도 다린 러프(2017년~2019년) 단 1명 뿐이다. 하지만 그의 활약상을 놓고 보면 첫 해를 제외하곤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입단 첫 해 시즌 도중 투입이라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1차례 완봉승을 포함해 4승 4패 평균자책점 3.95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라이블리는 삼성의 1선발로서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0시즌 옆구리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는 등 부상과 부진이 겹친 끝에 6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이라는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소화이닝 역시 112이닝으로 불펜 과부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등 체면을 구겼다. 이 탓에 삼성은 외국인 선수 교체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 사태로 외국인 선수 수급에 어려움이 따르면서 고심 끝에 라이블리와 재계약했다. 계약 규모는 전년도 95만달러보다 소폭 감소한 90만달러. 이 중 보장 금액을 50만, 옵션을 40만달러로 설정하며 삼성은 라이블리의 분발을 촉구했다.
라이블리는 데이비드 뷰캐넌에 이은 2선발로 시즌 개막을 맞았다. 그러나 첫 등판인 4일 키움전 4.2이닝 6실점, 두 번째 등판인 10일 KT전에서도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하며 우려를 샀다. 지난 시즌에 비해 개선된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일각에선 그의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자 허삼영 삼성 감독은 “(라이블리의)교체는 생각지 않고 있다. 지금은 힘을 실어줘야할 시기다. 주변에서 내색하지 않아도 스스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라이블리를 두둔했다. 허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듯 라이블리는 16일 롯데전에서 6이닝 1실점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 투구로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
라이블리는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2차전 선발 마운드에 올라 6.2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10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2경기 연속 호투를 이어갔다. 특히 7회 1사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는 위력투를 펼쳤다. 승리투수 요건을 달성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진이 8회 대거 5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해 시즌 첫 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반등의 기미를 보인 라이블리가 부진을 떨쳐내고 한 마리 백조가 되어 날아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석지윤기자